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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유통업체·제조사 마진율 갈등
“내려라” vs “못 내린다”… 유통·제조사 ‘마진’ 전쟁
쿠팡·CJ제일제당·롯데 ‘납품단가’ 마찰… CJ, 발주 중단
대기업 제조사 ‘온라인몰’-유통 플랫폼사 ‘PB상품’ 강화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3 00:07:07
 
▲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쿠팡과 CJ제일제당 납품단가 마진율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마진율을 둘러싼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와 제조사 그리고 유통판매 업체와 제조사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업체 간 마찰의 원인은 납품단가 갈등이다급기야 쿠팡·롯데마트·롯데슈퍼는 CJ제일제당 등 주요 제조사의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올해도 고물가와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e커머스 기업과 제조기업·판매기업 간 갈등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CJ제일제당 납품단가놓고 힘겨루기 
 
사건의 발단은 즉석밥 시장점유율 1위 제품 햇반을 두고 쿠팡과 CJ제일제당이 납품단가를 놓고 대립하면서 시작됐다.
 
작년 12월 온라인 유통업체 1위인 쿠팡은 CJ제일제당의 햇반·비비고·김치·만두 등 주요 제품의 발주를 중단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가격 주도권을 얻기 위해 2023년 마진율을 무리하게 낮게 책정해 갈등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상품 납품단가와 마진율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의견 차이가 갈등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하지만 책임 소재에 대한 양사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쿠팡의 마진율은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6대 유통업계 주요 브랜드 34개의 판매수수료 등 서면 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실질 수수료율은 29.9%였다. 이는 온라인쇼핑몰 평균 실질 수수료율(10.3%)3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속했던 납품량의 50~60%만 보내오는 등 발주 중단의 원인이 CJ제일제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 CJ제일제당 햇반은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70%가 넘는다. 햇반 전체 판매량 중 쿠팡을 통해 판매되는 비율은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타나났다. ⓒ스카이데일리
 
쿠팡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납품률은 50~60%대며 다른 대형식품업체의 평균 납품률의 90% 수준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이처럼 계약 물량에 못 미치는 상품을 공급하다 가격을 인상한 뒤에 상품을 대거 공급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의 이런 납품 형태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매출의 5% 이상이 자체 물류센터를 이용한 직매입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위해 제조사의 납품 규모에 맞춰 사전에 공간과 인력을 선제 확보한다. 납품 물량이 발주물량보다 적으면 공간 및 인력의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이 70%가 넘는 메가 히트 상품이다. 햇반 전체 판매량 중 쿠팡을 통해 판매되는 비율이 30% 정도 차지한다.
 
e커머스 내 20%에 육박하는 높은 점유율을 가진 쿠팡이 CJ 관련 제품을 통해 얻는 매출은 200억~3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2019년에도 쿠팡은 비슷한 이유로 LG생활건강과 대립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서를 보면 이 때도 결국 원인은 마진율에 따른 마찰이었다.
 
쿠팡은 판매단가 인하를 거절한 LG생활건강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쿠팡이 거래상 우위 지위를 이용해 납품 업체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판단해 과징금 33억 원을 부여했다.
 
쿠팡은 공정위의 1심 판결과 그로 인해 부과된 시정명령 및 과징금 33억 원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 상황이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며 코카콜라나 샤프란과 같은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상품을 쿠팡이 직매입해 배송하는 로켓배송으로 받아볼 수 없는 상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윤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해 서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유통 플랫폼사와 대기업 제조사 간의 갈등은 비일비재한 일이며 앞으로도 되레 더 심화될 것이라며 “문제는 기업 간 마찰이 생겼을 때 어느 기업이 옳다고 판단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몰 vs. PB상품 선택 아닌 필수
 
롯데마트·롯데슈퍼도 CJ제일제당·풀무원·대상 등 일부 제품의 발주를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다만 업체간 연간 납품가 협상은 지난달 말까지 마무리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쿠팡에 이어 롯데마트·슈퍼도 CJ제일제당·풀무원·대상 등 일부 제품의 발주를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마트·롯데슈퍼는 개별적으로 운영해왔으나 상품 소싱업무를 통합작업하는 과정에서 각 업체가 롯데슈퍼에 마트보다 더 저렴한 단가로 공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롯데는 단가가 더 낮은 슈퍼 쪽에 비용을 맞춰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롯데마트는 설 명절 직전 CJ제일제당·풀무원 제품의 발주를 재개했고 대상의 제품은 이보다 이른 지난해 12월 말쯤 발주를 정상화했다. 롯데마트·슈퍼는 아직도 업체간 납품단가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다. 양측은 지난달까지 지난해 납품가를 적용했고 연간 납품가 협상은 지난달 중 마무리 짓기로 했었다.
 
유통사와 제조사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제조사는 자사몰(D2C), 그리고 유통업체는 자체 개발 브랜드인 PB상품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롯데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사들은 PB상품을 통해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PB상품은 대량 생산을 통한 생산 단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주요 식품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롯데제과의 롯데스위트몰은 판매액이 1년 새 34%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CJ더마켓도 지난해 매출액이 20% 증가했다.
 
오뚜기는 2018년 오픈한 오뚜기몰이 같은 기간 약 20%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8월에 선보인 농심의 농심몰은 신제품을 다른 유통 채널보다 일주일 먼저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 같은 영향으로 농심몰의 회원수가 최근 3개월 월평균 200% 이상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들도 PB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식품부문 자체 브랜드 요리하다의 지난달 1~29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도 노브랜드 매출이 이마트 판매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7%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편의점도 PB상품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정규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마트에서 자체 생산 치킨의 최저가 논쟁으로 PB상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물가 시대에 PB상품은 유통 마진·판촉 비용 등의 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사 마진율 악화 국면 속에서 수익성 개선에 PB상품이 얼마나 기여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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