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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벌레떼와 전쟁’… “못 살겠다”
혹파리에 가구 곰팡이 최악… 수차례 방역도 무위
가구 전면교체까지… 시공사 배상책임론 불붙어
전문가 “시공사·하청업체 관리 감독 강화해야”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3 14:24:04
 
▲ 호반써밋 송도 아파트 가구에서 발생한 혹파리.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입주민 제공
 
"수억 원 들여서 신축 아파트를 산 건지 벌레를 산 건지 모르겠어요. 세 살 아들과 임신한 아내의 건강이 걱정입니다." (40대 입주민 A씨)
 
지난 2월 송도국제신도시에 입주를 시작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혹파리떼 출몰과 가구 곰팡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월 말 입주를 시작한 '호반써밋 송도 아파트'는 가구 혹파리 및 곰팡이로 하자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혹파리는 파리목의 혹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송도에서는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대량으로 발견됐다.
 
혹파리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께 많이 나타나는데  가구의 원재료 등에 알이나 유충 상태로 머무르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사이의 틈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레나 유충의 사체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나 알레르기성 질환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
 
혹파리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4㎜ 내외로 크기가 매우 작아 음식물이나 호흡기를 통해 몸 안에 들어갈 수 있다.
 
▲ 호반써밋 송도 아파트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입주민 제공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3월 초부터 가구에서 혹파리가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날이 따뜻해지면서 벌레가 대량으로 출몰하고 있고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관리사무소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시공사 측에서 입주자들에게 AS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호반건설 측은 이달 17일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입주민에 가구 혹파리 및 곰팡이 처리 계획서를 전달하고 피해 발생 세대 내부 방역과 가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정 업체를 통해 1차·2차 방역을 진행하며 지속 발생 시 추가 방역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방역을 했음에도 혹파리 등이 발생하는 세대에 대해서는 가구 전체 조사를 실시한다. 내시경 장비 등을 통해 혹파리 및 곰팡이가 확인될 경우 해체해 확인을 진행한다. 문제 발생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문제 부위 가구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22일 입주지정기간이 종료된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입주민들은 빠른 시일 내에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해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 입주민은 "두 차례 방역을 진행한 후에도 벌레가 계속 나온다"며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가구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호반써밋 송도 아파트 가구에서 발생한 곰팡이.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입주민 제공
 
피해가 심각해지자 사비로 가구를 철거하는 입주민들도 나오고 있다. 한 입주민은 "이번 달 호반건설 측에서 방역에 나서기 전부터 벌레 피해가 심각해 개별적으로 방역을 진행했다"며 "한 번 방역할 때마다 짐을 빼야 하고 냄새가 심해 3일 동안은 집에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방역 후에도 벌레가 사라지지 않는다. 가구 나사를 풀었더니 내부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가 꿈틀거린다. 싱크대에서도 벌레가 나와 식기에서까지 벌레가 기어다닌다. 최근에는 곰팡이가 발생해 냄새도 심각하다"며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시공사 측 대책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피해 주민들이 단체로 호반에서 제공한 모든 가구를 철거하고 자비를 들여 인테리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입주 초기 날이 추울 때는 지금처럼 벌레나 곰팡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실제 임대차 계약 체결 후 벌레 문제로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최근엔 전·월세 계약 진행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공사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신축 아파트의 입주 하자는 기본적으로 시공사가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하지 않는 것이 1차적인 문제"라며 "하청업체들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하청업체들은 보이는 곳만 문제 없이 마무리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송도 신축 아파트 역시 시공사가 가구 자재들을 명확하게 관리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결국 모든 피해는 고가에 분양받은 수요자들이 떠안게 되기에 정부 차원에서 동일한 하자를 반복하는 시공사에게는 시공 상의 불이익을 주는 등 품질 하자 관리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겸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한국 건설산업이 너무 급성장을 하다 보니 품질이나 감리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며 "아파트 입주 후에도 충분한 AS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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