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中 전투기, 미군기 위협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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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기 100m 이내 비행… “中 위협 최근 급격히 증가”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31 13:59:01

▲ 26일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미국 RC-135 항공기에 중국 J-16 전투기가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모습. 미 해군 AP=연합뉴스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미군 비행기를 상대로 위협 비행했다고 미 국방부(펜타곤)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26일 중국 J-16 전투기가 미국 RC-135 정찰기 400피트(약 120m) 이내에서 비행하며 난기류를 뚫고 비행하도록 강요했다”면서 “RC-135는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안전하고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공중에서 움직이는 기체가 400피트 이내에 도달하면 사실상 충돌 직전의 상황이다.

사령부는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항해하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펜타곤이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 전투기가 바로 앞을 지나가자 RC-135 정찰기 조종석이 난기류에 흔들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러한 요격은 종종 발생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군용기가 미 공군기로부터 3m 이내로 접근해 회피 기동을 강요하기도 했다.

펜타곤 고위 관계자는 “중국 항공기와 선박에 의한 위험한 공중 요격과 바다에서의 대치 횟수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다”면서 “이는 사고나 오판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조종사 자체 판단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닌 더 넓은 경향의 일부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에 대한 근접 정찰을 위해 항공기와 함정을 빈번하게 배치해왔으며 이는 중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미국이 이러한 위험한 도발을 중단하고 중국에 책임을 돌리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중국은 주권과 안보를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지역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이 남중국해에 선박과 항공기를 보내는 것은 평화에 좋지 않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9단선’에 따르면 남중국해의 90%가 중국 영해에 속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난사군도·시사군도 등을 두고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다음달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아시아 안보 정상회담과 별도로 만나자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요청을 중국 측이 묵살하기 전에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펜타곤 고위 관계자는 “2021년 이후 중국이 펜타곤의 대화 요청을 10여 차례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접촉이 오해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피하는 데 중요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가디언지에 “발표 시기는 중국의 초청 거부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면서 “항공기 사고에 대한 정보는 미군 기밀 해제 절차와 외교 통신 절차의 대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