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압도할 정교한 국방혁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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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북한을 압도할 정교한 국방혁신 추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독려 필요
각 군별 아닌 통합전력 차원의 국방혁신 추진돼야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6-02 06:37:00

민주당과 좌익세력들이 ‘다국적 해양차단 훈련(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을 두고 연일 반일주의를 선동 중인 가운데, 북한은 여지없이 지난달 31일 새벽 ‘(자칭)군사정찰위성 1호기’로 추정되는 로켓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번 도발에 대해 ‘자위권 행사’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황당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기도 하다.

하기야 북한이 언제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른 적이 있던가. 그저 자연재해 때마다 보급물자를 구걸하던 하찮은 집단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에게 고난 극복을 강조하며 영웅적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세뇌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도발은 전대미문의 대기근 속에 강행됐다는 점에서, 한발 물러 바라보면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석유 및 식량 지원을 받을 목적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역할 분담 놀이’에 충실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우리 정부가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응분의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만큼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한·미·일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해 반드시 군사적으로도 북한의 목줄을 확실히 조여놓아야 한다.

물론 북한이 당초 궤도에 올리려고 했던 조악한 군사위성 하나로 전장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군이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비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끌려다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은 우리가 대북 군사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의 내실화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시기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국방혁신 4.0’을 모토로 삼고 인공지능(AI)·로봇·드론 등 군용장비의 첨단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드론의 경우 각 제대별 무분별한 소요 제기로 지난해 국방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에서 전(全) 사업이 일시 보류된 적도 있다.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드론의 활약상이 부각됐으나, 그만큼 많은 수의 드론이 격추됐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러-우 전쟁 초기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던 튀르키예산 공격용 무인기 ‘바이락타르(TB-2)’가 큰 기체와 낮은 속력으로 러시아의 ‘전자전 및 방공망’으로부터 계속 격추되자 우크라이나군은 소형 상용 드론을 이용한 ‘포인트 공격’으로 전환했으며, 이를 방증하듯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와 드론을 3200대(올 2월 기준)를 격추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러시아의 공격 드론 역시 대다수 격추돼 실패했다. 결국 언론에 의해 부각된 무인기 및 드론의 작전 투입이 큰 변화일 수는 있으나 효과가 생각만큼 큰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자체 방호력이 부족한 대형 무인기는 쉽게 요격이 가능한 표적물에 불과하고, 해킹에 취약한 중소형 드론의 경우 가성비는 좋으나 전쟁을 주도할 만큼 파괴력은 갖지 못 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모든 무기체계는 장단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지금 진행되는 러-우 전쟁은 우리에게 군을 어떻게 개혁하고 혁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현재 전쟁에서 실행되는 전략과 전술은 시시각각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2년 5월 윤석열정부 출범 시 계획했던 국방혁신의 지향점과 조기 현실화의 간극, 그리고 어떠한 변화를 추가 반영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지 깊은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러-우 전쟁을 통해 밝혀진 사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감시정찰 자산’과 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 보유에 있다. 이는 앞서 시베르스키도네츠강에서 도하 준비 중이던 러시아의 대대전술단(BTG)을 일시에 궤멸시킨 우크라이나의 ‘GIS-아르타’ 시스템이 증명하고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X 위성시스템’과 영국의 민간 IT 기업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보여준 실시간 정보 공유 및 무기체계의 효율적 배분은, 미국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미래전(戰)의 개념인 ‘모자이크 전쟁’의 개념을 그대로 보여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외형적으로 값비싼 무기체계나 무분별한 상향식(Bottom-up)의 소요 제기가 아니라, 특정 군의 독식도 아닌 모자이크전 개념을 적용한 통합작전차원에서 하향식(Top-down)의 심도 있는 전력 운용 구상이 반영돼야 한다.

이번 러-우 전쟁은 보병 한 명이 전투기도, 공격헬기도, 전차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병 작전의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쟁은 결국 보병의 손에 의해 끝나게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전투함 한 척, 전투기 한 대보다 산악이나 시가전에서도 단절 없는 병사 간 실시간 통신망 체계의 조기 구축과 그들을 보호하는 현대화된 개인장비의 조기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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