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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의 최초 도래지, 영광굴비로 유명한 전라남도 영광이지만 사실은 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있다. 영광은 합계 출산율 4년 연속 국내 1위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로 새로운 명성을 쌓아 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사람 살기 좋은 ‘영광군’ 최고의 ‘인싸’는 누굴까?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서 태어나 지금껏 고향에 머물며 고향에 봉사하는 강종만(69) 영광군수가 아닐까.
‘쌀·소금·눈·누에’ 네 가지 흰색이 다 있는 곳
“영광은 4백(四白)으로 유명합니다. 쌀·소금·눈·누에가 그것입니다. 그 4백이 다 있는 곳이 하사리였습니다. 특히 하사리 염전은 아주 유명했지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광활한 염전에 하얀 소금이 소복이 쌓인 광경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그러나 지금 넓은 갯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염전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발전 시설이다. 염전은 한 군데밖에 남아 있지 않다. 강 군수는 어린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학교를 파하면 갯벌로 달려가 운저리(문절망둑) 낚시를 했다. 운저리를 잘게 잘라 미끼로 던져놓으면 대나무 낚시로도 많은 운저리를 낚을 수 있었다.
“하사리는 과거 ‘물아래’로 불렸습니다. 불갑천 물길이 굽이굽이 흘러 너른 평야를 촉촉하게 적셨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면서 누에를 키웠습니다. 누에들이 뽕잎 갉아 먹는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몇 백 몇 천 마리가 한꺼번에 갉으니 사각사각 소리가 꽤 크게 납니다.”
영광은 눈도 흔했다. 강설량이 강원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얼마나 많이 왔냐 하면 처마 끝까지 눈이 쌓일 정도였다. 사실 영광의 풍족함은 바로 이 눈 덕분인지도 모른다. 다른 지방에 비해 눈이 많이 오다 보니 영광 산천의 식생이 좋아지고, 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인해 서해의 갯벌 생태계까지 좋아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4백 중 누에가 사라져 3백만 남아 있다. 소금도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쌀과 눈의 도시’로만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15년 만에 무소속으로 출마, 영광스런 영광군수로
영광은 그에게 행복했던 기억만 선물한 것은 아니다. 그는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여 전라남도 영광군수로 뽑혔다. 그러나 당선된 이듬해 ‘함정 교사 뇌물수수’ 사건으로 5년 징역에 10년간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처분을 받고 군수직을 상실했다. 2007년의 일이다.
유죄가 확정됐지만 함정에 빠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길고 긴 소송전이 벌어졌다. 결국 강 군수는 2011년 가석방되었고 지난해 2월 피선거권을 되찾음과 동시에 6월 영광군수 선거에 출마하여 극적으로 당선되었다.
더불어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호남권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것은 놀라운일이다. 15년의 공백기를 보낸 뒤 복권과 동시에 군수 지위를 되찾았으니 파란만장이라는 단어는 그를 위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군민만 생각하며 견뎠습니다. 저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신 군민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강군수와 군민이 합심하여 만들어갈 영광의 미래
“올해 영광군 예산은 7499억여 원입니다. 연말까지 1조 시대를 여는 게 목표입니다. 저희 영광은 출산 장려금 · 결혼 장려금은 물론 지역 업체에 취업하면 일자리 장려금도 지급합니다. 내년에는 영광을 더 많이 홍보하고 널리 알리는 데 힘써 ‘영광 방문의 해’로 만들 예정입니다.”
최근 영광군에 좋은 일이 생겼다. 농촌 공모 협약사업으로 국비 300억 원을 받게 됐다. 단위 사업으로는 획기적인 액수다.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널리 이름을 알려 영광을 으뜸가는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강 군수의 계획이다.
“저희 영광(靈光)은 신령 ‘령’에, 빛 ‘광’을 씁니다. 국내에 이런 한자를 쓰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영광은 4대 종교 성지이자 원불교 발생지입니다. 앞으로 영광에 4대 종교 박물관을 만들 계획입니다.”
기독교인이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가듯 국내 천주교·기독교·불교·원불교가 성지를 찾아 영광을 찾을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 강 군수의 모든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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