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보험
‘무늬’만 어린이 보험 감독 강화… 보험사 수익 빼먹기 상술 극성
어린이 보험에 성인 가입·과도한 담보 설정… 당국 명칭 사용 제한 방침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30 17:31:25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앞 표지석 전경. ⓒ스카이데일리
 
보험사들이 어린이 실손보험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진단서를 제출해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성인까지 가입시키는 편법을 쓰고 있어 금융당국이 관리 강화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에만 8조 원이 넘는 역대급 수익을 낸 보험사들이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의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까지 온갖 상술로 수익을 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등 보험사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발달지연 치료비 미지급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현대해상에 대해 어린이 실손보험의 약관에 규정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고객에게 필요 서류 외에 자료를 요청하지 말라고 지도했다.
 
금감원은 발달 지연·장애에 대한 어린이 실손보험은 의사의 통제 아래 어떤 치료기관에 갔느냐에 따라 개별 분쟁 요인이 되고 있다약관 내용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고 약관상 보험금 청구 시 필요한 서류를 제외하고 다른 서류를 고객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어린이 실손보험 시장 선두주자인 현대해상이 올 5월부터 발달 지연·장애 어린이의 놀이·미술·음악 등 심리 치료비 지급은 대학병원에서 할 경우에만 인정하기로 밝히면서 불거졌다.
 
특히 현대해상이 의원급·아동병원에서 민간 놀이치료사가 진행하면 실손보험 진료비 청구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금감원 등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현대해상은 민간 치료사의 발달 지연 치료에 따른 비용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실손보험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아동병원협회 등 소아·청소년 발달 지연 및 장애 치료 전문가 관련 단체들이 극렬 반발하면서 금융당국의 개입을 요구했다.
 
다른 보험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도 마찬가지다.
 
발달 지연 자녀를 어린이 실손보험에 가입시킨 한 고객은 올 6월 보험금을 받기 위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했다가 보험사로부터 지정한 병원에서 의료 자문을 받는 데 동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보험사가 해당 고객에게 위와 같이 요구한 이유는 발달 지연에 부여되는 임시 질병코드인 ‘R’이 아닌 언어·지적장애나 자폐에 부여되는 ‘F’ 코드를 부여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고객은 부당하다며 보험사의 요구를 거절하고 민원을 제기했다.
 
현대해상 측은 의료자문은 꼭 지정된 기관에서만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종합병원이면 모두 인정된다민간 자격자의 치료 시행 건은 의사가 치료를 주도했는지 여부에 대해 추가 심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물론 발달 지연과 관련해 센터를 설립해 비용을 발생시키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병원들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달장애 어린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은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이복현 금감원장도 그간 상생 금융은 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며 상생 금융에 인색한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금감원은 어린이 실손보험이 보험사들의 상술에 이용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최고 가입 연령이 15세를 초과하는 경우 어린이 보험상품명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고 8월 출시된 신상품까지 포함해 이달 말까지 기존 판매 상품 내용을 바꾸도록 지도했다.
 
이는 최근 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 간에 어린이 실손보험 상품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입 연령을 35세까지 넓혀 어린이에게 발생 빈도가 낮은 성인 질환 담보를 불필요하게 추가하는 경우가 빈번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고 가입 연령이 15세를 넘으면 어린이 보험이란 명칭을 쓸 수 없도록 했다자녀·아이·베이비 등 소비자가 어린이 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명칭도 금지 대상에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보험업계에서는 어린이 보험 상품이 으른이(어린이 같은 어른) 보험이 됐다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또 보험사들이 어린이 실손 보험의 가입 연령을 35세까지 넓히면서 어린이 특화 상품에 성인이 가입하는 등 불합리한 상품 판매도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에게 발생 빈도가 극히 낮은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를 불필요하게 포함해 보험료를 올리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작년 어린이 실손보험 신계약 건수는 약 115만 건으로 4년 전과 비교해 50% 가까이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가입 연령까지 넓혀가며 경쟁적 마케팅을 벌이면서 불완전판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15세 초과 연령을 받아주는 기존 어린이 실손보험 상품을 이달 말까지 판매 중지 시키고 극성을 부리는 절판 마케팅에 대해서도 단속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에 광고 및 모집 조직 교육자료 등을 철저히 점검해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