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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연금 적립금이 1년 동안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퇴직연금이 두 자릿수 이상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세제 혜택 부족 여파가 둔화세를 이끌었다.
개인연금은 ‘쥐꼬리’만 한 국민연금·퇴직연금의 수령액을 메울 수 있는 상품이다. 이를 고려해 연금을 수령할 때 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세제혜택 한도를 높여 납입유인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개인연금에 속한 연금저축의 적립금은 올해 2분기 기준 96조9521억 원으로 전년동기(95조5090억 원) 대비 1.51% 늘어났다. 2년 전(97조2975억 원)보다는 0.36% 줄어들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 38조2243억 원 △손해보험 33조4046억 원 △자산운용(펀드) 16조3881억 원 △은행(신탁) 8조9351억 원 수준이다.
이는 퇴직연금이 급증세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확정기여(DC)형의 적립금은 작년 2분기 75조3306억 원에서 올 2분기 87조8818억 원으로 16.66% 증가했고 확정급여형(DB)은 167조7991억 원에서 190조1825억 원으로 13.34% 불어났다.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67조7497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52조7575억 원)보다 28.42% 증가했다.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공적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DB·DC·IRP)·개인연금(연금저축)이라는 3층 구조로 구성돼 있다.
퇴직연금은 재직 기간 중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이를 회사 또는 근로자가 운용해 55세 이후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제도다. 개인연금은 개인이 금융기관에서 가입해 일정 나이에 이르면 해마다 일정액을 지급받는 제도다.
수익률이 적립금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힘들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장·단기수익률은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의 최근 1년 수익률(2분기 기준)은 평균 4.66%로 DB형(3.31%)·DC형(4.34%)·IRP(4.22%)보다 조금 높았다. 10년 수익률을 보면 연금저축은 평균 1.12%로 낮았지만 DB형(1.79%)·DC형(1.96%)·IRP(1.59%)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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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
개인연금에 불리한 과세체계가 적립금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퇴직연금에 대해 납입금을 비과세하고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과세하지 않는다.
수령할 때는 퇴직소득세를 부과해 분류과세로 인정한다. 세율이 과세표준에 따라 6~45%(공제액 126만~6594만 원)로 높지만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결정된 퇴직소득세액의 30%를 감면한다.
반면 개인연금에 대해서는 납입액에 대해 비과세를 인정하지 않는다. 세제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액공제만 허용한다. 납입한 금액의 12~15%를 산출된 세액에서 공제하는 방식이다.
운용기간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한다. 수령 단계에서는 일시금으로 받으면 기타소득세(세율 20%)를 부과하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세율 6~45%)를 부과한다. 연금 형태로 받는 것도 5년 이상 납입·55세 이상·10년 이상 수령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개인연금을 외면할 수는 없다. 국민연금·퇴직연금만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월 평균 수급액은 연초 기준 61만7603원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조사한 퇴직연금 수급 계좌(만 55세 이상)의 평균 수령액을 보면 일시금은 1600만 원(수급자 비중 95.7%)·연금은 1억8900만 원(4.3%)이다. 두 개를 합치면 평균 2400만 원이다. 은퇴 후 10년 동안 퇴직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월 20만 원 정도다.
이를 고려해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납입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제혜택 한도 상향(연금납입금 확대)·세제혜택 제공방식의 다양화·취약계층 보조금 지급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수의 국가가 연금기능의 강화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금납입에 대한 세제혜택 한도를 상향시켜 갈 필요가 있다”며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 등의 지표를 활용해 세제혜택의 한도를 주기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세제혜택의 제공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는데 연금가입자에게 과세이연수단과 세후소득으로 연금에 가입하고 수령단계에서 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수단이 모두 제공돼야 한다”며 “연금가입자가 본인의 현재 소득과 은퇴 이후의 소득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최적의 연금자산 적립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소득층은 매우 제한적이라서 세제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만큼의 연금납입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취약계층이 연금 관련 세제혜택으로부터 소외받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세제지원이 필요한데 연금납부에 대해 환급형 세액공제방식이나 매칭방식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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