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잔치’ 보험株… ‘고배당 기대감’ 속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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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보험’ 이달 들어 10% 이상↑… 삼성화재·DB손보·한화생명 신고가
상법 시행령 개정 시 배당가능이익 확보 가능… 배당수익률 4.6~11.5%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7 10:47:55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10곳을 담은 ‘KRX 보험’ 지수는 15일 1725.68로 마치며 전월 말 대비 10.4% 상승했다. KRX 전체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1개월간 KRX 보험 지수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보험업종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많은 배당금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서다. 리스크 요인이던 배당가능이익 관련 상법 시행령이 조만간 개정될 것이라는 점도 호재로 다가왔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여의도 증권가는 금융당국의 보험사 회계 가이드라인 3분기부터 적용 및 상법 시행령 개정 불발 가능성 등을 악재로 꼽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10곳을 담은 ‘KRX 보험’ 지수는 15일 1725.68로 장을 마치면서 전월 말 대비 10.4% 상승했다. KRX 전체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피 보험’ 지수도 보름 만에 9.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8% 오르는 데 그쳤다.

개별 종목들도 들썩였다. 삼성화재는 26만7500원으로 이달 들어 8.5% 오르면서 2019년 7월19일(26만9500원) 이후 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DB손해보험도 보름 만에 15.1% 상승한 9만4000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화생명도 24.1% 상승하면서 52주 최고가를 새로 바꿨다. 그밖에 미래에셋생명(16.7%)·현대해상(9.4%)·삼성생명(7.1%)·동양생명(8.1%)·한화손해보험(6.3%)·흥국화재(6.1%)·롯데손해보험(4.3%) 등도 크게 올랐다.

이처럼 보험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순이익 급증에 따라 연말 배당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장 보험사 11곳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5조4448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3조1322억 원) 대비 73.8%(2조3126억 원) 늘어났다. 순이익이 증가하면 이익잉여금(배당가능이익) 규모를 확대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더 많이 지급할 수 있다.

상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배당 여력을 키울 수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최근 법무부에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산출 기준과 관련해 상법 시행령 예외 조항을 인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개정안은 배당가능이익 산출 시 미실현이익을 미실현손실과 상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당국은 2차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고 시행령 개정의 세부 안을 조정 중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10월 중 상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연말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중장기 배당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는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계상됐을 가능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중장기 배당재원은 충분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이 높은 점도 매력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추정한 올해 보험사들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3일 기준 △한화손해보험 11.5% △동양생명 10.7% △한화생명 10.7% △현대해상 7.7% △미래에셋생명 6.3% △DB손해보험 5.7% △삼성화재 5.7% △삼성생명 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4%대인 은행권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법 시행령 개정은 업계와 당국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근래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위험회피목적 파생상품 평가손실 상계나 법정준비금의 법인세 효과 등도 개선된다면 배당가능이익은 안정권에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악재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올해 IFRS17 도입 후 보험사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뻥튀기’ 논란이 커지자 5월 말 부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험사가 자의적 가정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3분기 실적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8월엔 내년부터 보험부채 할인율을 낮추는 제도 개선안도 내놨다. 할인율이 떨어지면 부채가 크게 잡히면서 순이익이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에 대한 기대만으로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11월로 예상되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확정되는 기간까지 주가는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배당 결의 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대한 재무제표가 확정될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남아 있어 현 주가 수준에서는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IFRS17 수혜를 배당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도 의견도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계리적 가정 관련 가이드라인 영향에 대한 확인과 상법 개정안 통과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안정성이 높아 IFRS17로 인한 이익 증가를 배당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삼성생명 등으로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