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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국내 참패 이유… ‘바비’ 케이스와 비슷하다?
야심 찬 다국적 캐스팅… 한국에서는 글쎄?
하얀 머리 켄 너무 이상해… 바비와 부조화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5 09:39:35
  
▲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원피스’가 한국에서만 참패하는 일이 벌어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원피스’ 스틸컷
 
영화 바비와 넷플릭스 드라마 원피스가 연달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는 가운데 한국에서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이 배우의 외모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대체 배우들 생김이 어떻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걸까.
 
멕시코인 루피는 받아들이기 힘들어
 
원피스는 일본의 오다 에이치로가 1997년부터 현재까지 연재 중인 만화로 지난해까지 51600만 부를 팔아치우며 세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명성에 걸맞게 넷플릭스는 원피스실사화 작업에 들어가면서 역대 최대 액수인 1900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었다.
 
결과적으로 원피스는 세계 2주 연속 1위를 거머쥐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하다. 간신히 10위 언저리를 맴도는 수준이다.
 
원피스는 전신이 고무처럼 늘어나는 소년 루피가 해적왕 골드 로저의 보물 원피스를 찾기 위해 스스로 해적왕이 되어 모험길에 오른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검객 조로·항해사 나미·요리사 상디를 동료로 맞이한다.
 
이 만화의 매력은 주인공 루피의 남다른 동료애와 리더십에 있다. 나에게도 저런 리더십이 있었으면,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루피를 지지하게 만들었다.
 
실사판의 주제도 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유독 실사판이 외면받는 걸까. 95회분의 원작을 단 8회 안에 몰아넣어 인물의 내면 묘사가 납작해졌다는 설명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만화 원피스는 일본·한국은 물론 서구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실사판을 대하는 마음도 비슷할 거라는 이야기다. 그들에게 용인되는 것들이 굳이 한국에서만 문제시될 리 없다.
 
주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원피스 참패의 원인은 캐스팅에 있는 게 유력하다. 많은 사람들이 루피의 외모가 너무 이질적이라서 몰입이 안 된다고 말한다. 이 드라마는 아시아부터 유럽까지 참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뽑아 온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해외에서는 루피의 현현이라고까지 칭송받는 캐스팅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멕시코인 루피란 너무나 낯선 존재다. 여주인공 나미 역시 한국인의 생각하는 전형적인 미인과 거리가 멀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무조건 잘생기고 예뻐야 한다는 공식이 있다. 아무리 평범한 인물이라도 그를 연기하는 배우는 잘생기고 예쁘다. 루피와 나미가 희고 깨끗한 피부에 여리여리한 몸매를 가진 배우였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켄이 바비와 너무 안 어울려
 
▲ ‘남주’인 켄의 외모가 ‘여주’ 바비와 너무 안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다. 영화 ‘바비’ 포스터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도 비슷한 케이스다. 글로벌 흥행에서 13억 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한국에서는 고작 57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는 데 그쳤다.
 
바비는 페미니즘적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 영화다. 자칫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영화를 안 봤다는 분석도 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다. 국내 페미니즘 영화인 ‘82년생 김지영368만 관객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패싱’한 이유를 물었더니 재밌는 답이 들려왔다. ‘남주인 켄의 외모가 여주바비와 너무 안 어울려서 보기 싫다는 것이다. 물론 해외에서도 라이언 고슬링이 켄 역할을 맡기에 지나치게 나이가 많고 이미지도 맞지 않는다는 평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바비는 여성이 주요 관객층인데 차은우 같은 켄을 상상하는 한국 여성들에게 흰 머리 중년 라이언 고슬링은 전혀 마음이 동하는 캐스팅이 아니었다
 
몸의 식민지화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획일화되면서 자신의 몸을 자기 마음대로 조작·변형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현대 소비자본주의는 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개조할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즈음에서 미를 대하는 우리의 시각이 너무 획일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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