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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물가가 빠르게 올라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 이미 도쿄보다 서울의 물가가 비싸다는 지표까지 나왔다. 관광업계에서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이점이 사라진 만큼 질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9일 소비자 물가지수·범죄통계·의료의 질 등의 통계에 대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서울에서 690만 원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삶의 수준을 일본 도쿄에서 402만 원가량으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이트는 도쿄의 소비자물가가 서울보다 40%가량 낮다고 제시했다. 음식점 가격도 서울이 도쿄보다 21.6% 높았고 식료품 가격 측면에서도 서울이 51.8% 높았다.
세부적으로 서울에서 우유 1ℓ를 사는데 2900원 정도 들 때 같은 1ℓ 우유를 도쿄에서는 1800원 수준에 구매할 수 있어 서울이 38.0% 더 비쌌다. 소고기 1kg(65.8%)·사과(44.3%)·쌀(38.8%)·상추(67.0%)·물(39.1%) 등 대부분 주요 식료품 모두 비싸게 나타났다.
생활 수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통신 요금도 서울이 62.3% 비쌌고 서울에서 성인 1명이 헬스클럽을 월 7만7000원 수준으로 다닐 때 도쿄는 5만5000원이면 이용할 수 있어 30%가량 차이가 났다. 이 외에도 육아부터 아파트 가격 등 전반적인 물가가 서울이 도쿄보다 높았다.
서울이 도쿄보다 낮은 것은 택시비 정도로, 도쿄가 서울보다 265% 택시비가 높았다. 인터넷(23.5%)·영화 티켓(10.1%) 등도 도쿄가 높았다. 넘베오 사이트가 대중이 참여해 만들어진 통계인 만큼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한국의 물가가 일본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로 통계청이 제시한 비교물가수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4를 기록했던 비교물가지수는 2022년 111로 크게 떨어졌다. 비교물가수준은 국가 간 물가수준 차이를 보여주는 측정값이다. 지수상 우리나라를 100 기준으로 잡고 이보다 물가가 높으면 지수도 올라가고 낮으면 지수도 내려가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물가 차이가 가까워지는 것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관광업계다. 과거에는 비슷한 분위기의 한·일 양국에서 가격이 저렴한 것이 우리나라를 선택하는 이유가 됐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반응도 있었다. 을지로입구역에서 남산 타워로 향하던 한 홍콩인 부부는 한국 물가에 대한 질문에 “명동 지역의 물가가 특히 비쌌던 것 같다”며 “일본에 갔을 때보다 물가가 높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김을 사던 일본인 남성은 “일본이랑 (물가가) 크게 다를 것 없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이에 관광업계에서는 저렴한 가격보다 질 높은 관광 상품과 서비스·아이템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한국 물가가 일본보다 싸다는 말은 옛말”이라며 “오히려 인건비·숙박비·기타 대여료를 포함하면 우리나라가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이 있지만 코로나 이후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확고하게 자리잡기에 좋은 시기”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물가가 높아 질적 향상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는 10년 전부터 예견한 일”이라며 “꾸준히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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