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저성장 늪’… 잠재성장률 첫 2%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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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올해 1.9% 내년 1.7% 추정… 내년 24년 만에 미국에 첫 역전
저출산으로 노동력 본격 감소… 투자·생산성 혁신 한계 다다라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23 14:54:11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올해 사상 최초로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7%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에게 제출한 ‘최근 20년 한국 포함 주요국 연도별 국내총생산(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6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와 1.7%로 추정했다.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 잠재GDP다. ‘잠재성장률’은 이 잠재GDP의 증가율을 말한다.

OECD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 처음 2% 밑으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대 중후반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7개국(G7)의 올해 잠재성장률은 미국(1.8%)·캐나다(1.6%)·영국(1.2%)·프랑스(1.1%)·독일(0.8%)·이탈리아(0.8%)·일본(0.3%) 순이었다.

내년 다른 나라의 잠재성장률에는 변화가 없지만 미국(1.9%)이 0.1%p 오르고 일본(0.2%)은 0.1%p 하락한다.

결국 내년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1.7%)이 G7 가운데 하나인 미국(1.9%)보다도 낮아진다. OECD의 2001년 이후 24년간 추정치 통계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G7 국가를 밑도는 경우는 이번이 최초다.

특히 2020년과 비교해 최근 수년간 미국(2020년 1.8→2024년 1.9%)·캐나다(1.1→1.6%)·이탈리아(0.3→0.8%)·영국(-1.3→1.2%)은 오히려 잠재성장률이 확연히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미국뿐 아니라 곧 다른 G7 국가들에도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잠재성장률을 좌우하는 요소는 노동·자본·생산성 혁신인데 이미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낮고 작년부터 아예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OECD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우리나라에서 노동력 감소를 상쇄할만한 자본투자나 생산성 혁신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취재진에 “인구 구조 트렌드를 보면 2% 정도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령화 때문에 점차 (잠재성장률이) 더 낮아진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며 “미국은 경제가 견고해서 중립금리가 오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0∼20년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균형 금리도 하락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 성장하는데 ‘일본처럼 0%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소극적”이라며 “노동시장에서 여성·해외 노동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개혁하면서 (잠재성장률) 장기적 목표를 2% 이상으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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