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인 내수 관광까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28일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는 서울 광화문 중심가에서 구입한 감자튀김 사진과 한 병당 7000원이 기재 된 영수증을 보내왔다. 그는 “주먹만큼 준 감자튀김이 한 접시 2만 원, 소주는 한 병당 7000원을 받더라”며 “감자튀김과 맥주 3잔에 소주1병 가격이 거의 7만 원 가깝게 나왔다”고 토로했다. A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30여 조각 정도 되는 냉동 감자튀김이 종류별로 담겨 있었다. 이를 목격한 자영업자는 “원가는 2000원 수준에 8000원 정도가 소비자 적정가로 보이는데 아무리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혀를 찼다.
서울의 생활물가도 외식 물가 못지 않게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연 소득이 3억 원에 달하는 전문직 B씨는 본지에 “백화점에서 1주에 1회 쇼핑하는데 25만 원 정도가 나온다”며 “식료품 값만 매월 100만 원 가까이를 쓴다”고 했다. 이어 “아이 있는 집은 이에 몇 배가 더 나올 텐데, 요즘은 연봉 1억 원 이상 받는 동료 전문직들도 세금 오르고 보험료 내고 대출빚 갚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이 얼마 없어 다들 울상을 짖는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체감 소득도 소득별로 다르다. 이미 최상위 소득층에서도 부담이 될 정도로 식재료 물가가 치솟은 것이다. 서울 물가는 전 세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글로벌물가통계사이트인 넘베오에 의하면 올해 9월 기준 서울의 식료품 물가 순위는 전 세계 557개 도시 중 15번째이다. 홍콩(40위)·싱가포르(48위)·도쿄(144위) 등 아시아 주요 도시 중 가장 높다.
앞서 관광명소 물가 논란은 6월 방영된 KBS2 예능프로 ‘1박2일’에서 촉발됐다. 당시 출연진은 경상북도 영양군 한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옛날 과자 구매에 상인이 한 봉지 7만 원을 요구했다. 이후 SNS를 중심으로 일부 상인에게 당한 ‘바가지요금’ 경험담이 공유됐다. 최근에는 ‘1만5000원 모둠전 논란’이 서울 대표 관광명소인 광장시장에서 터졌다. 적은 양과 불친절한 태도에 더해 추가주문 요구와 현금결제 강요가 있었기 때문.
일본 국적의 서울에 체류 중인 사사키 카즈요시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맥도날드에 가도 일본 도쿄에서는 빅맥이 4500원인데 한국은 5500원 수준”이라며 “오후 9시에 인사동 같은 관광지에 가면 텅 비어 있는데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은 가격이 비싸서 한국 관광지에서 사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은 올해 기준 일본 도쿄를 제치고 세계에서 외국인 생활비가 9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관리 컨설팅 업체인 이씨에이(ECA)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주요 도시 생활비 10위를 기록한 서울은 한 단계 오른 9위를 차지했다. 지역의 주거비용과 의복·식료품·유흥비·술·담뱃값 등이 담겼다. 사사키 씨는 “일본 아마존에서 작업용 도구를 모두 구입하고 있는데, 배송비까지 포함해도 서울에서 사는 것 보다 싸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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