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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갈팡질팡 환경규제
일회용컵·빨대·택배 과대포장 등 환경규제 대부분 유예·폐지
환경부 “업계 상황 고려”… 환경단체 “신뢰 없는 양치기 소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0 13:22:58
▲ 한국환경회의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연 '일회용품 규제 철회 규탄 및 1만 서명 전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2022년경 제시한 일회용품·과대포장 규제 등 환경규제들이 대부분 유예 혹은 사실상 폐지 절차에 들어가면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택배 과대 포장 규제의 계도기간이 2년간 다시 유예된다.
 
앞서 환경부는 20224월 말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됨에 따라 택배 과대 포장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원 낭비와 1회용 택배포장 폐기물 증가를 막기 위해 1회용 수송포장 관련 제품의 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을 마련했다. 포장 공간 비율은 50% 이하·포장 횟수는 1차례로 줄여 포장재 사용량과 포장 횟수를 억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규제 발표 당시 2년간 계도기간을 두고 이달 말부터 이같은 택배 과대 포장 규제를 어길 시 1년 내 횟수에 따라 100~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7일 해당 규제를 예정대로 시행하되 2년간 계도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20264월 말까지 택배 과대 포장 규제를 어겨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적발이 쉽지 않은 데다 당장 이행이 어려운 업계 상황을 고려해 2년 간 유예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가 제시한 환경 규제가 2년간 유예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6월에도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중소 카페 점주들과 업계의 반발을 맞아 두 차례 시행을 유예하더니 지난해 11월 규제 시행 보름 정도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긴다는 것으로 사실상 규제를 백지화했다.
 
당시 다회용 컵을 씻을 인력이나 추가 비용을 들여 구매할 라벨·세척기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종이컵 등도 식당·카페 등에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비슷한 이유로 규제를 철회했다.
 
뿐만 아니라 202211월 환경부는 편의점·식당 등에서 유상 판매되던 비닐봉지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했으나,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 등 업계에서 생분해성 봉지·재사용 종량제 쓰레기 봉지 등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는 점과 일회용 비닐봉지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유로 단속하지 않기로 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업계 입장만 대변해 친환경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택배 과대 포장 규제를 2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당시 성명을 통해 환경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 전례가 있기에 환경부에 대한 신뢰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이번 유예 결정은 환경부가 양치기 소년처럼 신뢰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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