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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국경없는 유럽’ 현실에 비판적이면 모두 ‘극우?’
에드먼드버크재단 주최 보수주의 행사 'NatCon회의'… 브뤼셀 당국 실력 저지
“극우라서 안 돼” “표현의 자유 억압은 위헌” 등 논란 속 유럽의 현실 반영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7 18:05:59
 
▲ 벨기에 브뤼셀에서 16일(현지시간) 에드먼드버크재단 주최의 ‘내셔널 컨저버티즘(NatCon)’ 회의가 현지 당국에 저지 당했다. “극우라서 안 된다” “그래도 표현의 자유 억압은 위헌” 등 논란 속에 주최 측은 행사 강행 의지를 밝혔으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연합
 
벨기에 브뤼셀에서 16(현지시간) 한 보수주의 싱크탱크 모임이 행사 당일 당국에 의해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AFP브뤼셀타임스 등 외신은 에드먼드 버크 재단(EBF) 주최의 내셔널 컨저버티즘(NatCon) 컨퍼런스 2024가 현지 당국에 실력 저지 당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는 다수의 국제기구 본부를 가지고 있어 이른바 세계정부 소재지로 통한다. 현지에선 극우라서 안 된다” “(그래도) 표현의 자유 억압은 위헌등 논란 속에 행사 주최 측이 이틀 예정의 일정을 강행할 의지를 밝혔으나 실현될지 미지수유럽에서 어떻게 개별 국민국가(nation-state)를 보존할 것인가’가 금년도 NatCon회의의 대주제로 내걸려 있.
 
NatCon회의 주최자인 에드먼드버크재단은 유럽연합(EU) 식 국경 없는 세계 추구’에 이의를 제기하며 그 현실적 폐해를 지적해 왔다. EU가 이민난민 정책을 통해 국경만 허무는 게 아니라 가정학교교회 등 전통 가치의 공동체와 남녀 생물학적 성별 차이마저 부정하는 젠더 이데올로기’ 등 좌경화된 세계관·가치관에 치우쳐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드먼드버크재단은 보수 철학의 원조 에드먼드 버크(1729~1797)의 이름을 달고 2000년 설립됐다. 버크는 원래 왕당파에 맞선 리버럴 진보였다가 1789년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 벌어진 급진적 체제 전복의 피바다를 보며 입장을 재정리한 영국의 정치사상가다. 인류사상 근대 보수철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1790년 출간된 버크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은 이 방면의 고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의 격동을 겪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프랑스혁명을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효시로 보는 시각은 학술적으로 부인된 지 오래이며 프랑스혁명 관련해 긍정적 해석이 유지되는 것은 ‘인권선언’뿐이다.
  
NatCon회의에 대해 국내외 주요 매체들은 입을 모아 유럽 각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이 초청된 행사라고 전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앞장섰던 영국 정치인 나이절 폴 패라지(전 유럽의회 의원) 등 각국 40여 명이 연사로 초청돼 있었다. 이튿날 연단에 오를 예정이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그 중 한 사람이다동성결혼 금지가 헌법에 명시되도록 주도했으며 ‘푸틴의 절친’으로 매도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행사가 시작되고 얼마 후 현지 경찰이 강제해산 영장집행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외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강제로 참석자들을 끌어내진 않았지만 행사장 출입구를 계속 통제했다. 행사장 인근에서 극우 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어 공공질서 안전이 우려된다는 게 행사 저지의 명분이다
 
일정 진행이 어려워지자 주최측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연사로 참석했다가 일단 행사장 건물을 나오던 패라지에게 취재진이 어떻게 할 것인가 묻자 그는 “마르크시스트 시장에게 물어보라” 일갈했다. 행사장이 위치한 생조스텡누드의 구청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빌어 “(인근에서 극우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어 충돌이 우려돼) 공공안전 보장차 회의 금지 명령을 내렸다”며 극우는 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행사장 물색부터 난관이 적지 않았다. 에드먼드버크재단은 브뤼셀 다른 지역의 회의장을 준비했으나 회의장 측에 예약을 돌연 취소 당해 장소를 두 차례나 변경해야 했다. 경찰 개입에 주최측이 강격 반발하는 가운데 오르반 총리도 X를 통해 “(그들은) 더 이상 표현의 자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가 진화에 나섰다. 더크로 총리는 이날 오후 지자체 당국 및 경찰의 조처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치적 회의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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