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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최수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人스토리] “작가와 많은 소통… 늘 신선한 전시 기획”
갤러리와 작품·풍경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
섬유예술 전공 최수현 대표의 특별한 시선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3 00:03:18
 
▲ 최수현 대표는 20여 년 경력의 큐벨리아 패션디자이너이자 문화복합공간 ‘다이아몬드지’의 크리에이티브·아트 디렉터다. 박미나 기자
 
서울 용산구 남산 언덕 해방촌 좁은 골목에 자리한 ‘DIAMOND G(다이아몬드지)’. 빨간색 출입문이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이곳은 최수현 DIAMOND G 크리에이티브 아트 디렉터 겸 대표가 운영하는 갤러리다.
 
최 대표는 20년 경력의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패션디자이너를 하다가 아트 디렉터를 겸하게 됐으니 원래 전공으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갤러리와 작품·풍경이 어우러지는 공간
 
갤러리 3층 옥상에 오르니 문밖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뒤로는 녹색의 남산 숲이 있고 앞으로는 서울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장소다. 갤러리 다이아몬드지는 이를 염두에 두고 지은 이름일까?
 
다이아몬드지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어요. 우리말로 다이아몬드지()’라고 하면 다이아몬드가 나오는 땅이라는 뜻도 되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다움이 반짝거리는 작가를 발굴하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죠. 영어로 하면 다이아몬드 갤러리(Gallery) 혹은 다이아몬드 그라운드(Ground)G가 될 수도 있어요. G는 열려 있는 이름으로 방문객이 생각하는 가 바로 G예요.”
 
확실히 일반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을 할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이곳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 주면서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공간이라는 관람객들의 말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
 
여기서 전시하면 작품이 굉장히 돋보여요. 이곳은 인사동이나 강남에 있는 일반적인 갤러리하고는 다르게 자연 친화적이고 확 트여 있는 공간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예술과 자연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요. 작가들이 자연이나 환경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 등 인간과 자연은 뗄 수 없는 관계예요.”
 
우리 사회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통과하면서 밀폐된 공간보다는 열려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된 게 사실이다. 친환경이 사회적 트렌드가 되었다. 청담동과 압구정동에서 오랜 시간 패션샵을 운영해 온 최 대표로선 정형화되지 않은 이곳에 큰 매력을 느꼈을 법하다.
 
다이아몬드지는 싫증이 나지 않는 공간이죠. 각층의 모든 공간이 역동적으로 열려 있어요. 작가들도 이 공간에 매력을 느끼죠. 해방촌 자체가 감성적인 곳이기도 하고 작가들도 감정이 풍부한 분들이 많아서 이곳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 다이아몬드지의 3층 꼭대기 옥상층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남산길 바로 밑에 있는 다이아몬드지는 탁 트인 풍경이 일품이다. 박미나 기자
 
최수현 대표는 처음에는 준비 기간을 충분히 갖고 갤러리를 개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변 작가들이 먼저 전시를 제안해 오면서 예정보다 빠른 작년 8월 개관하게 됐다. 다이아몬드지는 작가들이 먼저 알아본 예술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인터뷰하는 날이 이탈리아 팝 아티스트 마르코 산타니엘로의 작품 전시회 기간이었다. 마르코 산타니엘로는 패션디자이너 출신으로 색 배치에 재능이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그림은 멋진 이탈리아 패션을 떠올리게 한다.
 
1일부터 시작해서 31일까지 마르코 산타니엘로 작가전을 열고 있어요.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관람객들이 많이 방문해요. 특히 요새는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근처를 오가는 젊은 분들이나 데이트하시는 분들이 많이 들어오시더군요.”
 
최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입장에 제한을 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대중에 공개할 생각이다. 특히나 팝 아트는 대중적인 장르가 아닌가. 팝 아티스트 역시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예술가다. 산타니엘로 작가도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길 원하고 있다고 한다.
 
산타니엘로의 작품 바탕에는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같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그는 패션디자이너에서 팝 초상화가로 방향을 선회한 작가다. 거리에서 작가의 관심을 끄는 것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도시나 거리 풍경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산타니엘로 작가와는 다이아몬드지를 운영하기 전부터 화가와 팬으로 알고 지냈는데 친절하게도 전시회를 할 때마다 연락을 주셨어요. 그러던 중 한국에 좋은 공간이 생겼는데 미술관을 포함한 문화공간으로 운영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더니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 줬죠. 마르코 작가로부터 조언도 많이 받았어요. 그 인연으로 전시도 하게 된 거죠.”
 
▲ 최수현 다이아몬드지 크리에이티브·아트 디렉터가 이탈리아 팝 아티스트 ‘마르코 산타니엘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산타니엘로의 작품전은 31일까지다. 박미나 기자
 
신진 작가 발굴에 총력
 
최 대표는 순수미술 전공자면서 패션디자이너인 만큼 새로운 작품에 눈이 열려 있다. 이번 전시도 최 대표의 안목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타고난 성실함은 작가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 대표는 새로운 사조의 작품과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개관전으로 기술 인상주의(Techno-Impressionism) 최호웅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최 작가는 프로그래밍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한 디지털 생성 아트 분야를 선도하는 신진 작가다. 서울대 공학박사 출신이자 성결대 미디어소프트웨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컴퓨터과학 기반의 디지털 아트를 지향한다. 일반 예술가가 기존 예술 기반 위에 뉴미디어를 적용하는 것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컴퓨터과학자가 예술 작품을 결과물로 만들었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경우죠. 컴퓨터과학자가 만든 예술 작품이기 때문에 과학 기술적인 느낌이 들어요. 이처럼 기존 예술 영역에 속하지 않았던 분들의 작품에는 본래의 성향이 드러나는 법이죠.”
 
최 대표는 전시를 앞두고 작가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마르코 작가와는 최호웅 작가처럼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GPT) 같은 생성형AI를 공부해서 작품 활동에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최호웅 작가와는 마르코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다이아몬드 지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이 독특하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문화나 예술이나 패션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에 너무 얽매이면 곤란하죠. 사고가 열려 있어야 상상력이나 창의력도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미술관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감상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옷이 다른 것처럼 미술도 자기 취향껏 관람하면 돼요. 비싸고 유명한 작품이라고 모두의 취향일 수는 없죠. 또 모든 사람이 고전주의·낭만주의·팝 아트·컨템포러리 같은 사조에 해박할 수 없어요. 놀러 왔다고 생각하고 많이 감상하는 게 가장 모범적인 감상법입니다.”
 
옷을 좋아하다 보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이 나오듯 그림도 많이 감상하다 보면 자기에게 맞는 작품이 나타난다는 게 최 대표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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