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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옐런 ‘글로벌 부유세’ 도입 반대… 미국판 부유세도 실현 가능성 낮아
과세 철저한 미국에선 시큰둥… 이중과세 위험도 커다란 난제
법인세와 달리 과세 난관… 억만장자 거주지 일정치 않아
‘슈터 리치’ 80% G20에 거주… 각국 이해관계 달라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2 17:09:22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초()부유층 대상의 글로벌 부유세(global wealth tax)’에 반대를 천명했다. 글로벌부유세란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고액 자산가들의 탈세 내지 절세 행위를 막으려는 조처다. 실현이 쉽지 않은 제도인데다 이번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본격 논의를 하기도 전에 미국의 반대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21(현지시간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원 연설에서 G7 회의 때 중국의 저가 상품 과잉생산 문제의 공동 대응을 핵심 의제로 삼겠다고 한 후 글로벌부유세도 언급했다. 누진세 지지” 입장임을 전제하며 “그러나 억만장자들에게 글로벌 과세를 해 어떻게든 전 세계적으로 재분배한다는 국제협약엔 서명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브라질이 부유세 의견서를 냈으며 독일·프랑스·스페인·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적극 동참했다. 보유 자산을 세율 낮은 지역으로 자유롭게 옮기는 행위를 규제하려는 것이다. 마침 프랑스·스페인·남아공엔 식민지 쟁탈전 시절 형성된 유서 깊은 ‘슈퍼 리치들이 많다.  
 
다국적 기업에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를 적용하기로 2021년 약 140개국이 합의한 것처럼 전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매년 순자산의 최소 2%를 과세하자는 게 해당 주장의 골자다. 여기서 얻어진 세수로 전 세계 빈곤·불평등·기후위기 등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이 문제는 이탈리아에서 이번주 개최될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G20 실무단 회의에서 다뤄진다유럽조세관측소에 따르면 억만장자의 약 80%가 G20 회원국에 산다. 글로벌부유세 도입 시 연간 2500억 달러(340조 원)의 세수를 거둘 수 있다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이 국제사회가 법인세에 최저 과세를 정했듯 억만장자에 대한 국제적 과세도 유사한 방식”이라고 짚었다
 
글로벌부유세엔  ‘평등 추구’의 이상주의적 측면이 있으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합의와 달리 제도적 정착엔 난관들이 산적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무엇보다 법인세의 경우 기업이 해외로 나가도 특정 국가에 적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기에 해당 국가가 과세를 결정할 수 있지만 부유세는 어느 특정 국가에서 과세할지 분명치 않다
 
또 법인과 달리 개인 거주지는 한군데 이상일 수 있다. 계절 따라, 그때그때 용무 따라 세계 곳곳에 근거지를 가진 채 사는 이른바 애니웨어’(anywhere)가 부자들의 최신 트렌드이기도 하다개인에 대한 각국의 과세 체계 차이로 인한 이중과세 위험성 역시 난제다
 
현재 대부분 나라에선 소득세를 거주지 별로 부과하지만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벌어들인 소득을 합쳐 세금을 매긴다. 자산을 외국으로 빼돌려 해외에서 소득을 올리더라도 명목상 세금 회피가 불가능한 구조다. 미국이 글로벌부유세 도입에 시큰둥한 주요 이유일 수 있다.
 
부자 증세를 강력히 지지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조차 소득 아닌 순자산의 일부를 매년 세금으로 걷는 부유세엔 부정적이다. 대신 미국 내 상위 0.01%에 해당하는 자산 규모가 1억 달러(1364억 원) 이상 부자들에게 미실현 자본 이득을 포함해 모든 소득에 대해 연 25%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미국판 부유세다.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향후 10년간 세금은 49000억 달러(6425조 원) 더 걷히고 재정 적자가 3조 달러(3934조 원)가량 줄어든다. 이렇게 확보된 재원으로 바이든정부는 고령자·장애인 대상 공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등을 적자 없이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11월 대선을 향한 재선 캠페인에서 중·저소득층의 호응을 기대한 계산도 깔려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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