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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양이 장난감 쇠막대 살인 사건 등 사회 지식인층의 범죄로 세상이 술렁이고 있다. 태평성대로 일컬어지던 조선 세종대왕 시대 때도 살인 사건은 있었다.
박진훈 명지대 사학과 교수가 세종실록에 기록된 살인죄 혹은 살인범 관련 내용을 조사·분석한 ‘조선 세종대 살인 유형 및 살인범 분석’ 논문을 학술지 ‘사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했다. 박진훈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세종이 재위하던 32년간 살인에 연루된 사람은 562명이다. 한 해 평균 약 17.5명이 살인에 연루된 것이다.
세종은 살인범에 대한 심문 기록을 직접 살펴본 뒤 처벌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조사가 미비하거나 의심이 가면 재조사를 명령했고 이후 최종 형량을 선고했다.
박 교수의 조사 결과 실록은 살인을 저지르거나 관여한 562명 중 401명에 대한 범죄 내용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161명은 ‘살인’이나 한자 ‘殺’(죽일 살)로만 기록돼 있었다.
범죄 내역이 기록된 401명 중 모살(謀殺)은 125명으로 전체의 약 31.2%였다. 모살은 범행을 모의해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지금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처벌을 받았다.
살인 방법에 따라서는 사람을 때려서 죽인 구살(毆殺)이나 타살(打殺)이 총 110명으로 가장 많은 27.4%를 차지했다. 반면 칼·낫과 흉기로 사람을 죽인 경우는 16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살인에서 흉기 사용 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3·4% 정도였다.
뜻밖의 조사 결과도 있다. 주문이나 저주로 살인을 시도한 저주 살인이 2명으로 기록된 것이다.
때리고 싸우던 중 타인을 죽인 투살(鬪殺)·투구살(鬪毆殺·싸우다가 손발이나 흉기로 때려죽인 것) 범죄자는 총 40명으로 약 10%를 차지했다. 강도 행위를 하다 살인에 이르게 된 경우는 17명이었다.
한 예로 세종 13년(1431) 5월15일 실록에는 “상주 지역에 살던 권중이·김이동·박군자 등 3명이 이웃집의 닭을 훔쳤다가 주인이 쫓아오자 그를 살상(殺傷)했다”고 기록됐다.
박진훈 교수는 “조선 세종대에 발생한 살인 사건과 살인범과 피해자 간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법제사 또는 사회사적인 면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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