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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전성기 맞은 ‘도시의 숨구멍’ 정원문화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9 00:02:30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국민의 삶을 반영한다. 요즘 들어 한국인의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정원문화도 저변화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 대규모 정원 시설이 들어서면서 볼거리가 풍성해지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심리 안정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정원·식물원·수목원·공원은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산림청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정원은 식물을 중심으로 자연물과 인공물을 배치·전시하고 재배·가꾸기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정원은 재배와 가꾸기 등 가드닝이 가능한 곳으로 조형미와 예술 및 참여적인 기능을 갖는다. 또 식물학적 기능과 공원적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반면 공원은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간이다. 휴식·운동 등 레크레이션 기능과 시설 이용 그리고 경관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식물학적 기능은 정원에 비해 부족하다.
 
식물원과 수목원은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증식·보존 및 전시하고 학술적 ·산업적 연구를 하는 시설이다.
 
농업진흥청 사이트 농사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정원을 가원(街園임원(林苑((정원(廷院화원(花園) 등으로 표현했다. 일본에선 정원(庭園), 중국에선 원림(園)으로 표기했다.
 
정원의 영어식 표현인 가든(garden)은 이스라엘어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어 gan은 울타리 또는 둘러싼 공간을 의미한다. oden은 즐거움이나 기쁨을 의미하는 단어다. 즉 가든은 울타리에 둘러싸인 즐거운 공간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회색빛 콘크리트 도시에 가꿔진 정원은 도시의 숨구멍이다. 비록 인공적인 자연이지만 정원은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을 갖는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정원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2010년 제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기점으로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시작된 정원 가꾸기 붐은 2013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중심에는 국제 공인 정원박람회인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있다.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의 훼손을 막기 위해 도시와 순천만 연안습지 사이에 정원을 꾸몄다. 그해 440만 명이 다녀가며 첫 국제정원박람회는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입소문은 다른 지역에까지 퍼졌을 정도다. 평생 많은 조경을 봐 왔을 어르신들마저 다녀오면서 잘 꾸며놨다”고 했.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순천시는 박람회가 폐막한 뒤 2014420일 순천만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적 개장을 시도했다. 그리고 201595일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지금 이곳은 순천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울산광역시에 있는 태화강국가정원은 생태 복원의 상징으로 꼽힌다. 시는 구제불능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오염됐던 태화강을 극적으로 살려 내면서 2010년 정원 조성에 돌입했다, 그리고 2013년 태화강정원을 개장했다. 우연이지만 그해는 순천시에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 해이기도 했다. 그리고 태화강정원은 순천만보다 4년 늦은 2019년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태화강국가정원이 널리 알려지면서 울산은 공업도시에서 한 발 나아가 생태 친화 도시의 면모를 지니게 됐다.
 
정원문화가 꽃피고 있다는 증거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규모 있는 정원은 현재까지 국가 정원 2개소·지방 정원 10개소·민간 정원 131개소에 이른다. 정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정원 산업 역시 성장 중에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정원 산업은 2021년 기준 17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세계 정원산업 규모는 연평균 2.5%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 정원을 비롯한 대단위 정원만 구경 다닐 게 아니라 집집마다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가꾸어 보면 어떨까. 삶의 여유는 가까운 데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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