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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효능 뻥치는 ‘건기식’ 업체 엄단을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2 00:02:30
 
▲ 박상훈 산업경제부 기자
며칠 전 지인에게서 자신이 먹고 있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동료에게 하나 건넸다가 단호하게 거절당해 민망한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동료가 유별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곧바로 비슷한 상황에서 난감했던 기억이 머리를 스쳐 갔다. 따로 챙겨 먹고 있는 의약품이나 건기식이 여러 종류가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특히나 요즘은 나이를 떠나 전 국민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헬스디깅(health digg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건강을 뜻하는 ‘헬스’와 관심을 가지고 깊게 파고든다는 ‘디깅’을 합친 말이다. 건기식은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요즘은 특정 쇼핑몰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는 광고 문구나 유명 연예인이나 의학 박사가 광고 모델로 나선다고 기존에 먹던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을 뿐더러 모르는 제품을 함부로 먹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이런 헬스디깅족 증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집계 결과 2023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 원으로 2022년(6조1498억 원) 대비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9년(4조8936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27%나 성장했다.
 
건기식 소비자가 보수적인 태도를 갖게 된 데는 급성장하는 시장과 함께 늘어난 양심 불량한 식품·건기식 판매 업체들의 불법·부당 광고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일반 식품을 관절·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판매한다거나 건기식이 당뇨 등 특정 질병 예방·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현혹하는 부당 광고를 반복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온라인 게시물 232건이 적발됐다.
 
주요 위반 내용은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134건·57.8%) △질병 예방·치료에 대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67건·28.9%) △일반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12건·5.2%) △구매후기 또는 체험기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10건·4.3%) △신체조직의 기능·작용·효능 등에 대해 표현한 거짓·과장 광고(9건·3.8%) 등이다.
 
이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식약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 등을 요청했다. 위반 업체가 받는 행정처분은 적발 사례에 따라 시정명령·영업정지 등이다. 소비자가 건기식 인증 마크와 기능에 관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는 노릇이니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을 구할 수 있는 등의 이점 때문에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주의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식약처가 큐텐·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에서 판매되는 해외 식품·의료 제품 관련 불법유통 및 부당광고 게시물을 점검한 결과 불법유통 522건·부당광고 177건으로  총 699건이 적발됐다. 
 
불법유통 적발 건수가 가장 많은 제품은 놀랍게도 의사의 처방이나 약사의 복약 지도에 따라 정해진 용량·용법을 지켜 복용해야 하는 의약품(230건)이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해외 의약품은 제조·유통 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의약품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변질·오염 발생 우려 등이 커 제품의 안전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의약품은 절대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외 직구 등으로 구매한 의약품을 복용하고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피해 구제도 받을 수 없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 전통 식품기업까지 너나없이 건기식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대형 제약사들도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보다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등에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기식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며 매출과 수익을 소홀히 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때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이라는 사명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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