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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2 기초학력 미달 ‘최악’ 교육 양극화 심각하다
수학 교과 내용 거의 이해 못 하는 ‘수포자’ 늘어
국어도 기초학력 미달 ‘국포자’ 5년 연속 증가
무너지는 교육 사다리… 사회 양극화 경계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1 00:02:01
현재 국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중에서 수학·국어 등 주요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단계에 있는 학생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 인터넷 강의와 교육 방송 등 학습에 도움을 주는 환경이 어느 때보다 잘 갖춰져 있기에 이런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학력 상위층과 하위층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2 수학·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16.6%와 8.6%였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는 매년 전국의 중3·고2 학생의 3%를 표본으로 추출해 평가하며 평가 결과를 △1수준:기초학력 미달 △2수준:기초학력 △3수준:보통학력 △4수준:우수학력 등 네 단계로 구분해 발표한다.
 
그런데 지난해 실시한 평가에서 고2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6.6%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다. 전년도(2022년)보다 1.6%p 증가한 수치다. ‘기초학력 미달’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을 가리킨다. 수학만큼은 아니지만 국어 과목의 수준 하락도 주목된다. 고2 국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8.6%로 나타났다. 전년도(8.0%)에 비해 0.6%p 확대됐다.
 
문제는 학력 수준이 최근 5년 이상 계속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학에서 학력 최저 단계인 1수준 비율은 2019년(9.0%)·2020년(13.5%)·2021년(14.2%)·2022년(15.0%)에 이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어 역시 1수준 비율이 2018년(3.4%)·2019년(4.0%)·2020년(6.8%)·2021년(7.1%)·2022년(8.0%) 등 지속적으로 늘었다.
 
수학 과목 자체를 포기한 학생을 가리키는 ‘수포자’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쓰였지만 이제는 국어 과목을 포기한 ‘국포자’까지 양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런 문제는 단지 해당 교과목 낙제로 그치는 일이 아니다. 우리말과 글을 일정 수준 습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른 학과 성적에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 또 대학입시·취업뿐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치명적이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첨단기술의 기초가 되는 언어가 수학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바는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수학 격차가 커졌다는 점이다. 고2 수학의 경우 대도시는 ‘보통·우수학력’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으나 ·면 지역은 감소했다. 따라서 대도시와 ·면 지역의 격차가 2022년 5.0%p에서 2023년 10.1%p로 벌어졌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두 지역 모두 늘었지만 ·면 지역의 증가 폭이 커 이 역시 격차(4.2%p)가 전년도(3.3%p)보다 확대됐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결과에도 우리 교육의 문제점인 ‘양극화’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우선 한국 학생들의 수학·읽기·과학 등 학업성취도는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생 간 학습 격차는 10년 전보다 더 커졌으며, 이 격차는 다른 회원국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늘어났다는 건 염려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역 간 격차가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학력이 진학·취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육의 양극화는 곧 경제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계층 간 ‘사다리’ 역할을 해 왔던 교육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이끌어 줄 교육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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