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마이너스 성장 맛보기? 경제사령탑 없이 2분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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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미국 상호관세 선언 여파… 4월 대미수출 6.8% 감소
소비 부진 지속·관세 정책 여파·경제 사령탑 부재 등 부정적 변수 가득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6 12:13:38

▲ 1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한국 경제는 1분기 역성장(-0.2%)을 기록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탄핵을 피하고자 사퇴했다. 경제사령탑을 잃은 한국 경제는 2분기마저 위태로운 셈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경제사령탑 부재를 극복하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4월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역성장을 막으려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발 관세 전쟁도 악재다. 정성태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관세로 인한 수출 둔화는 5월 이후 가시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내수 경기가 침체하며 수출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큰 셈이다.

1분기 한국의 GDP 성장률은 -0.2%로 2024년 2분기(-0.2%)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전 분기 성장률을 살펴보면 2024년 3분기와 2024년 4분기에는 각각 0.1%와 0.06%로 아슬아슬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으로는 국내외 불안 요소가 커지며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한 것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계엄령 사태 이후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 등 경제 타격이 컸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경제 주체들이 더욱 움츠러들었다.

여기에 장기간 계속된 소비 부진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간 소비판매액 지수는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전년 대비 2.2%p 감소하며 200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전기 대비 0.1% 감소하며 소비 부진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 성장률 하락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상무부는 4월30일 미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0.3%라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7%p 떨어진 수치로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을 0.4%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4월2일 발표한 상호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된다면 경제 성장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경기가 크게 침체된 만큼 관세가 실제로 적용되는 2분기에는 경기 침체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4월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하는 등 실물 경제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도 떨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발표한 2025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0.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소비와 투자의 내수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기 선행지표의 뚜렷한 반등 지표를 포착할 수 없다”며 “향후 트럼프 관세 인상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기에 수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 전망 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한국무역협회 2025년 수출산업 경기 전망 지수(EBSI)는 84.1로 2분기 연속 기준선 아래였으며 제조업 경기 전망 지수(BSI)는 전 분기 대비 18p 하락한 79였다. 해당 지표들은 트럼프 행정부 상호 관세 발표 이전 조사를 기반으로 집계됐기 때문에 기업들이 느끼는 실제 전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사퇴하며 경제 사령탑이 사라졌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2+2 통상 협의를 진행 중이었으며 장관급 협의체 또한 추진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현재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나 장관급 인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각종 악재가 겹치며 2분기 한국 경제는 더욱 힘들어진 전망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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