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피오글리타존 전립선암 억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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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약물재창출 기대...대사 경로 변화로 종양 성장 억제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10:41:17

▲ 오리지널 제품은 다케다의 액토스, 셀트리온이 판권을 확보, 국내 공급하고 있다.

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돼 온 ‘피오글리타존’(오리지널 액토스/다케다) 이 전립선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대사 경로를 재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스트리아 빈 의대와 영국 캠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은 5일 피오글리타존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암의 전이성과 관련된 대사 및 세포 표현형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암 생물학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분자 암(Molecular Cancer)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PPAR 작용제(피오글리타존, 테사글리타자르(미출시), 베자피브레이트)를 활용해서 일차성 전립선암 세포주(22RV1)와 전이성 세포주(PC3)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피오글리타존은 두 세포주 모두에서 세포 증식을 농도·시간 의존적으로 유의미하게 억제했다. 아울러 세포의 이동과 침윤 능력을 낮추고 상피세포 특이 단백질인 E-Cadherin의 발현을 증가시켜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또한 전립선암 세포의 대사 경로를 재조정해서 암세포의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고 생존효율성을 떨어뜨렸다.

일차성 암세포(22RV1)에서는 포도당이 피루브산으로 전환하는 해당과정(glycolysis)이 증가하면서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성이 줄었다. 전이성 세포(PC3)에서는 지방산 산화가 증가하며 ATP 생성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피오글리타존이 암세포의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피오글리타존의 효과는 입증됐다. 전이성 전립선암 세포를 이식한 생쥐 모델에서 피오글리타존을 투여한 군은 종양의 성장 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AMPK 활성이 증가하고 mTOR 경로가 억제되는 분자적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의료원에서 수술받은 전립선암 환자 69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포함한 PPAR 작용제를 복용한 일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수술 후 5~10년간 생화학적 재발((biochemical recur- rence, BCR)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분석한 환자의 수가 제한적이었다며 연구진은 대규모 임상 검증이 필요한 초기 관찰 연구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빈 의대의 에민 아타스 박사(Emine Atas)와 루카스 케너 교수(Lukas Kenner)는 “피오글리타존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과 대사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기존 항당뇨제가 암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사 경로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 재창출 전략이 향후 고형암 치료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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