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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의 관련 공약은 두리뭉실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기 대선으로 공약 조율 시간마저 촉박했던 탓에 핵심 산업 육성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1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구체적 실질적인 육성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각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약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이라 부르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공약집에는 관련 세부 정책이나 실행 로드맵이 없거나 ‘바이오’의 단어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바이오헬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분류하며 R&D 예산 확대를 강조했지만 실질적 지원 규모나 기업 체감형 정책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오 헬스 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의 분류는 제약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체계화하고 혁신형 기업들을 적극 육성해 신약 개발 등에 실질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역시 ‘규제 철폐’를 언급했을 뿐 어떤 규제를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구체적 방향성은 제시하지 않았다. 바이오 헬스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만큼 성장을 저해하는 각종 장벽을 허물고 경쟁력 있는 선도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글로벌 규제 수용 제도를 제안했지만 10대 공약에선 제약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9번째 정책인 ‘압도적 규제 혁파 위한 규제기준국가제실시’를 통해 신산업의 걸림돌이 된 규제를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 후보 모두 R&D 투자 확대 규제 개선에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다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향후 나올 최종 공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공약이 두루뭉술해진 배경에는 조기 대선이라는 일정 변수가 한몫했다. 대선 일정이 앞당겨지며 각 캠프가 충분한 정책 조율을 거치지 못했고 제약·바이오 분야는 의료·복지 공약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대선 캠프들이 산업계의 의견을 공약에 반영하는 공식 창구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정책보고서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10대 정책을 제안했다. 10대 정책은 신약 개발 혁신 성장 생태계 구축,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지원, 예측할 수 있는 약가 정책 수립 등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약품 부회장을 지낸 이관순 지아이디파트너스 대표는 “신약 개발은 평균 10년 이상,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데 단기 정책으로는 산업이 제대로 육성될 수 없다”며 “정부의 R&D 예산도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후속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산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표면적인 ‘육성 의지’가 아닌 실질적 실행 전략이다. 특히 바이오 벤처 생태계가 투자 가뭄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펀드 조성 세제 혜택 법차손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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