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방일 첫 일정 재일동포 공식 사과…“정부, 보답하겠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대통령실·총리실

“재일동포 간첩사건, 대통령으로서 사과”
간토대학살 추모“국가폭력 반복되지않아야”
“재일동포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3 22:18:13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23일 일본 도쿄를 찾은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 200여 명과 만나 과거 군사정권 시절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공식 사과했다.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의 사과다. 이 대통령은 또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다시는 반인권적 국가 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많은 재일동포가 억울한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발언 후 그는 고개를 깊이 숙였고, 동포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여전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진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재일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을 높이 평가하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는 “광복의 기쁨도 잠시, 조국이 둘로 나뉘어 대립하면서 타국 생활의 서러움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언제나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 버팀목이 되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올림픽, IMF 외환위기 등 국가적 고비 때마다 본국을 도운 애국심을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주일 대한민국 공관 건물 10곳 중 9곳이 재일동포의 기부로 이뤄졌다. 전 세계에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 말과 역사를 지켜낸 고귀한 헌신을 꼭 기억하겠다”며 “동포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 보장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로 확고하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이중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광복절 80주년 즈음 대통령께서 재일동포 사회에 특별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도 큰 보상이었는데, 오늘 사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라고 말했다. 또 “선진국 대한민국과 재일동포 사회가 함께 밝은 미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과 우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