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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가입자 상당수가 계약이전 시 ‘실물이전’을 선택하지 않아 불필요한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퇴직연금사업자의 소극적 안내로 여전히 많은 가입자가 ‘현금이전’을 택해 동일 상품을 재매수하면서 중도환매 손실과 수수료를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최근 진행한 퇴직연금사업자 점검 결과 발표를 통해 근로자의 노후자산 보호를 위한 다각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은퇴 이후 생활안정을 위한 필수적 제도지만, 일부 사업자들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과 관리소홀로 가입자의 피해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의 적립금 이전 통계를 제시하며, 계약이전 시, 실물이전 활용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계약이전은 퇴직연금 운용 중 사업자나 계좌를 바꾸는 것이다. 확정기여형(DC) 가입자가 퇴직 시 퇴직급여를 사업자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옮기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계약이전 방식은 크게 두가지가 있으며, 기존 상품을 그대로 옮기는 실물이전과 모든 상품을 매도 후 현금으로 옮기는 현금이전이 있다. 단순한 계약 변경이라면 수수료와 운용 공백을 줄일 수 있는 실물이전이 유리하다.
금감원은 점검 사례로 DB 운용 시, 만기도래 후 더 좋은 상품이 있음에도 불리한 조건의 기존 상품에 재가입한 경우, 상당수의 DC 운용자가 장기간 상품을 관리하지 않고 있어도 이를 방치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퇴직연금사업자가 근로자에 유리한 조건의 상품이 아닌, 계열회사의 금융상품을 주로 선택하거나 기업고객의 규모에 따라 상품을 차별해 제공한 사례를 적발했다.
또 퇴직연금사업자가 사용자의 부담금 미납 여부를 철저히 관리하지 않거나 퇴직급여를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에게 지급한 사례 등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아 퇴직연금사업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선관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자에게도 유의를 당부했다. DC형 가입자는 사용자가 제때 부담금을 납입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금융상품 만기 시 자동 재예치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퇴직급여는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근로자가 직접 수령해야 하며, 퇴직급여 지급이 지연되거나 퇴직한 회사에 신청이 어려운 경우라면 금융회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
금감원은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노후 재원인 만큼 사업자의 충실한 관리와 가입자의 적극적 관심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금융소비자는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상품별 수익률과 원리금보장 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와 확정기여형(DC) 방식으로 운용된다. DB는 근로자가 퇴직 시 받을 연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어 투자 성과가 나쁘더라도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가 보장된다. DC는 투자 성과에 따라 퇴직 시의 수령액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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