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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장기간 지속되면 단순한 배탈을 넘어 심각한 장 질환이나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지사제로 막기보다는 증상을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31일 최경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는 흔하지만 반복되거나 장기간 이어질 경우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병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설사는 하루 3회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의 양이 하루 250g 이상 늘어나는 경우다. 정상 변보다 수분 함량이 많아 묽거나 물에 가까운 상태로 배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증상이 2주 이내면 급성 설사, 4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설사로 분류된다.
설사는 발생 원인에 따라 삼투성·분비성·염증성으로 나뉜다. 삼투성 설사는 자일리톨 같은 특정 성분이 흡수되지 못하고 장 내 수분을 끌어들여 발생하며 음식 섭취를 중단하면 호전된다. 반면 분비성 설사는 장 점막에서 물과 단백질이 과도하게 분비될 때 나타나며 금식해도 멈추지 않는다. 콜레라나 항생제 사용 후 발생하는 설사가 대표적이다. 염증성 설사는 염증으로 인해 혈액·점액이 함께 배출되는 경우로 염증성 장 질환이나 세균 감염이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에서 나타나는 급성 설사는 휴식과 수분 보충만으로 호전된다. 그러나 △혈변이나 점액 변이 동반되거나 △38.5도 이상의 발열·심한 복통·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 △설사가 과다해 탈수가 우려될 때 △고령자·어린이·기저질환자에게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하다.
설사 치료의 핵심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단순히 맹물보다 이온음료나 수액 보충이 효과적이다. 다만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설사는 독소나 병원균을 배출하는 방어 반응일 수 있어 무작정 억제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콜레라·이질 등 감염성 설사나 항생제 사용 후 발생하는 설사에서는 지사제 사용을 피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처럼 특정 음식 이후 설사가 반복된다면 전문 진단이 필요하다.
최형일 교수는 “설사는 흔하지만 양상과 원인을 세심히 구분해야 한다”며 “혈변·고열·탈수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고, 가벼운 증상은 생활 습관 관리와 수분 보충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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