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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특별검사가 동시에 칼끝을 겨누고 있는 ‘건진법사’ 전성배(64) 씨에 대한 수사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검찰은 기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외에 사기 혐의를 추가했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청탁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구속 만료를 앞둔 전 씨를 연일 소환 조사하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7월 3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 대해 예비적 공소사실로 사기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주된 공소사실이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후순위 범죄사실을 추가하는 절차다.
전 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영천시장 예비후보 정재식 씨(62)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기도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정 씨 측은 “전 씨가 ‘윤한홍 의원에게 전달하겠다’고 속여 돈을 챙겼다”며 자신이 오히려 사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 씨가 정치자금을 전달하겠다 속여 돈을 편취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사기 혐의를 추가하면 기존에 공범으로 기소된 인물이 오히려 피해자로 뒤바뀌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애초 기소된 사건과 같은 범위에 속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공소사실 변경이 단순한 보완이 아니라 사실상 새로운 사건을 끼워 넣는 것일 수 있다는 취지다.
구속기간 9일 만료 전 조사 마무리…기소 초읽기
특검, 전씨 다섯 번째 소환…구속기소 수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같은 날 오후 전 씨를 다섯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1일 구속된 이후 다섯 번째 출석으로, 구속 기간은 오는 9일 만료된다. 특검은 이 전에 전 씨를 구속기소 한다는 방침이다.
전 씨는 2022년 4∼8월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구속기소)으로부터 6000만 원대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 20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고, 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하며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전 씨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캄보디아 ODA 사업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사회부총리 초청 등을 부탁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인사들로부터 1억 원을 받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킨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전날에도 전 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전 씨는 변호인 사임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그러나 구속 이후 일부 혐의에 대해 태도 변화를 보이며 일부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센 저항을 맞닥뜨렸다. 이에 대해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법관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인 만큼 집행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협조를 기대한다”며 “임의제출은 수사 의미가 없어 원칙대로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특검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이 정치특검을 동원해 우리를 내란세력으로 몰고 있다”며 “애국시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은 허무맹랑한 내란 몰이로 결국 우리 당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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