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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해 현장대책반을 가동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구금된 이번 사건은 양국 외교·경제 관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6일 “조기중 주미국대사관 총영사가 전날 오전 현지에 도착해 주애틀랜타총영사관과 함께 현장대책반을 꾸렸다”며 “담당 영사들을 현장에 파견해 우리 국민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과 긴급회의를 열고, 조지아 진출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단속은 4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연방·주 법집행기관 합동으로 이뤄졌으며, 총 475명이 체포됐다. 미 당국은 이 중 다수(300여 명)가 한국 국적이라고 발표했다. 스티븐 슈랭크 HSI 특별수사관은 “체포자들은 불법 체류 중이거나, 비자면제프로그램(ESTA) 및 단기 비자로 입국해 불법 취업한 경우, 혹은 합법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한 경우”라고 밝혔다.
체포된 인원은 현대차·LG엔솔 본사 직원이 아닌 하청·재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대부분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중남미 출신 불법 입국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현재 조지아주 폭스턴 이민자 수용시설 등으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HSI는 “이번 작전은 단일 현장에서 실시된 최대 규모 단속”이라며 “불법 고용을 근절하고 무허가 노동자가 착취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 후 강력히 추진 중인 불법 이민 단속 기조와 맞물리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 기업 현장에서 전례 없는 단속이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투자 발표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4년간 총 260억 달러(한화 약 36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계획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전기차 생산 라인 확대,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그리고 현지 부품 공급망 강화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미국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실제로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제조업 부흥’ 기조와 맞물린 대형 투자 유치 성과로 소개됐다. 백악관은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특히 조지아·앨라배마 등 남부 지역의 산업 기반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즉, 현대차그룹의 260억 달러 투자 발표는 단순한 기업 계획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고용 정책의 핵심 성과로 적극 활용된 이벤트였던 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운영 중인 고용·비자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가 취업 비자를 충분히 내주지 않는 구조적 한계와 숙련 노동자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지만, 합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고용은 결국 기업 신뢰도와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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