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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구미시가 주최한 ‘양성평등주간 및 인구의 날 기념행사’가 끝났다.
그러나 남은 것은 성과보다 논란이다. 보도자료에 적힌 수치와 실제 현장 상황이 달랐고 예산 집행의 적절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배포한 자료에는 ‘1000명 참석·유공자 10명 표창’이라 했지만 실제 현장에 모인 인원은 약 390명·표창은 8명에 불과했다.
단순 관리착오로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크다. 언론은 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고 시민은 과장된 행사 규모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결국 이 과정으로 행정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
행사 예산만 8000만 원이 쓰였다. 인구청년과는 4000만 원으로 기념식과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가정정책과는 기념식·뮤지컬 공연에 4000만 원을 집행했다. 그러나 뮤지컬공연 참여자도 150여 명 수준에 머물러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예산만 소진된 꼴이다.
‘참여 열기’가 더해진다는 양성평등 특강이나 영화제 등의 프로그램 역시 타 부서나 외부 기관의 행사를 빌려 채운 것으로 드러나 “홍보성 나열”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선심성 예산 집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양성평등 주간의 본래 의미는 숫자 경쟁이 아니다. 화려한 무대나 부풀린 통계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성 평등의 가치를 나누고 실천하는 데 있다.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행사라면 예산 1만 원도 아깝다.
행정은 보여주기식 치적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구미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행사 기획과 홍보·예산 집행 전반을 재점검하고 실제 시민의 참여와 체감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행정이 숫자 놀음으로 시민 신뢰를 잃으면 정책은 힘을 잃는다. 양성평등은 홍보용 문구가 아닌,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삶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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