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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폐공사가 지난 10여년간 법적 근거 없이 직원들의 월급 일부를 ‘공제기금’ 명목으로 공제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2일 복수의 현직 직원 제보를 토대로 해당 내용을 공개하며,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아직 학자금 대출조차 상환하지 못한 저연차 직원들의 급여로 선배 직원 자녀 학자금을 대주는 것이 타당한 복지인지 내부 불만이 크다”며 “공제기금의 근거가 개별 동의라면 철회 의사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공제기금의 투명성과 강제성 문제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제보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약 10년간 직원들에게 매달 급여의 3%를 공제기금으로 원천징수해 왔다. 공사는 이를 노동조합비 명목이라고 해명했지만, 신규 직원들에게 별도의 ‘공제기금 동의서’를 받았다. 이는 공사 측이 해당 기금이 실제 노동조합비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조폐공사 노동조합은 유니온 숍 제도에 따라 취직과 동시에 자동 가입되므로 노조비 납부에 개별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동의서를 받은 것 자체가 공사도 공제기금이 노조비가 아님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노동조합비라면 노조 회계공시에 포함되고 세액공제 혜택도 있어야 하지만, 공제기금은 노조 회계에 잡히지 않았고 세제 혜택도 적용되지 않았다. 공사가 주장한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조합비에 해당한다”는 내용도 천 의원이 확인한 결과 1996년 구 노동조합법 폐지와 함께 이미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제기금으로 마련된 재원은 주로 노조원 자녀의 대학 학자금 지원 등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제도 운영규정에 탈퇴 조항이 없어 직원들은 재직 중 기금에서 빠져나올 수 없으며 중도 퇴사 시에는 납부액의 20%만 환급받는 구조다. 사실상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기금 가입과 납부가 강제되는 것이다.
본지는 한국조폐공사에 해당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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