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 여야 정면 충돌… 조희대 공방·관세·해킹·전작권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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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증언 거부’에 법사위 긴장… 여야 공방 격화
외통위 관세·조지아 구금, 과방위 해킹 등 현안 질의
전작권·주택공급·산재 충돌 지속… 향후 대립 예고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3 14:22:18

▲ 2025년 국정감사 첫날, 법사위의 조희대 대법원장 증언 거부를 시작으로 외교·보안·안보·주거 등 핵심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13일 시작하면서 여야가 핵심 쟁점을 두고 충돌했다. 법사위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언 거부’ 발언이 공방의 중심에 섰고 외통위에서는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와 한·미 관세 협상 지연 문제가 집중 질의됐다.

과방위에서는 KT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해킹 사건이, 국방위에서는 전시작전권(전작권)전환 문제가, 국토위에서는 주택공급 확대와 산업재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개 상임위원회가 동시에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다.

법사위에서는 첫 질의에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외부 압력에 흔들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재판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며 증인 출석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반발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석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은 “관례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제지했다. 조 대법원장이 퇴장을 시도했지만 제지됐고 양측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감 초반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법사위 충돌 이후 외통위에서는 외교 현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먼저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는 최근 미국 내에서 한국인이 체포·구금된 사건으로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도마에 오른 사안이다. 국민의힘은 “사전 외교 조율 실패로 인한 외교 참사”라고 공세를 폈고 “재외국민 안전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관세 협상 지연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야당은 “관세 지연으로 수출기업이 고율 관세와 통관 지연에 직면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질의했다. 여당은 “협상은 정부와 미국 간 외교 채널을 통해 진행 중이며 정치 쟁점화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외통위에서는 외교라인의 대응 체계와 협상 전략 전반이 집중 점검됐다.

과방위에서는 통신망 보안 문제가 핵심으로 부각됐다. KT 펨토셀 해킹 사건은 초소형 기지국 장비가 불법 해킹돼 소액결제 인증 정보가 유출된 사안으로 통신사 보안 관리와 정부 감독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KT는 피해 규모와 시점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설치와 회수 관리 부실이 피해를 키웠다”고 말했다. KT는 보완 조치를 약속했지만 책임론 공세가 이어졌다. 과기정통부는 “KT가 허위 자료 제출과 증거 은닉 정황을 보였다”며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다.

전시작전권은 전쟁 발발 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국방위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점과 조건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은 “자주국방 역량 확보를 위해 시급하다”주장했고 야당 의원은 “성급한 전환은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맞섰다.

국방부는 “조건에 기초한 전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대북 억지력 강화 및 한·미 방위 협력 구조 개편 문제에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공공·민간 주택공급을 확대해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정부 대책이다. 국토위에서는 이 방안의 일정과 실현 가능성이 쟁점이 됐다. 여당 위원은 “일정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고 야당 위원은 “공급 확대는 서민 주거난 해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 현장 산업재해 문제도 논의됐다. 여당 의원들은 “현장 안전 관리가 부실하다”고 질타했고 건설업계는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호소했다.

국정감사 첫날은 법사위에서 조 대법원장의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외통위·과방위·국방위·국토위에서 외교, 보안, 안보, 주거 등 핵심 현안이 집중 논의됐다. 여야는 각 사안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충돌했고 향후 국감 일정 전반이 대립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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