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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 경위와 책임 공방, 딥페이크 영상 상영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동시에 불거졌다. 핵심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회의는 고성 속에 정회됐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문제의 영상은 과거 이춘석 전 법사위원장이 특정 사안에 개입한 것처럼 조작된 딥페이크 영상으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이를 상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항의하며 회의 분위기가 격화됐다.
이어 김 의원이 “남이 질의하는데 조용히 좀 하라”고 발언하자 김현 의원이 “혼잣말도 들리게 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언쟁이 길어지자 최민희 위원장은 오전 11시15분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는 30분 뒤 속개됐다.
정회 후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영상에 ‘딥페이크’라는 자막이 있었더라면 오해가 없었을 것”이라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절차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영상 상영의 적절성과 국정감사 질의 절차를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 정책 논의가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핵심 쟁점은 R&D 예산 삭감 문제로 옮겨갔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이공계 구직급여 신청자가 2023년 2만1503명에서 지난해 2만8000명으로 30.6% 증가했다”며 “예산 삭감이 연구 인력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최상목 당시 경제수석이 R&D 예산을 10조 원 수준으로 맞추라고 지시한 문건이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배 장관은 “사실이다”라고 답하며 “추가 예산 확보 과정도 경제수석실이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또 “예산 삭감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산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예산 삭감 지시의 출처가 국감장에서 공식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하반기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특히 기초연구와 인력 양성 사업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이후 연구 중단과 인력 이탈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예산 삭감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배 장관은 “중간 보고서를 국회에 공유했고 종합감사 전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I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안전망 구축도 주요 질의 대상이었다. 배 장관은 “확고한 디지털 안전 체계 없이는 인공지능 3강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AI 예산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한 10조1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고 고성능 GPU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R&D 삭감 논란과 별개로 정부가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질의가 이어지면서 여야는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과 책임 소재를 두고 충돌했다. 야당은 예산 삭감의 결정 경위를 집중 추궁하며 정부 책임을 문제 삼았고 여당은 정책 추진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R&D 예산 삭감 지시의 출처가 확인됐다”(노종면 의원),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과한다”(배경훈 장관)는 발언이 핵심으로 남았다. 동시에 딥페이크 영상 상영 논란이 겹치며 향후 종합감사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 확대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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