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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취임 후 첫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검찰 개혁 미온론’ 비판에 직면했다. 검찰청 폐지 이후의 후속 개혁 방향, 특검 강압수사 논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등 쟁점이 산적한 가운데, 정 장관은 “국민을 섬기는 법무행정으로 도약하겠다”며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 장관은 인사말에서 “국민주권정부는 지난 넉 달간 내란 종식과 경제 회복을 위해 뛰었고, 무너진 법무 행정을 재건하기 위해 힘썼다”며 “취임 이후 ‘국민이 안전한 나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혁신 법무 행정’을 비전으로 삼고 개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검찰 개혁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며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의 ‘검찰 개혁 노선 차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 장관이 지난달 임 지검장의 공개 발언에 “언행에 유의하라”고 경고한 이후, 임 지검장은 “검찰이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는 글을 올렸다. 여당 의원들은 “검찰 개혁의 중심에 있는 인사와 정 장관이 정면충돌하는 것은 법무부의 방향 상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법무부 주요 보직이 여전히 검사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며 “장관이 검찰에 포위돼 개혁을 이끌 동력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며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법무 행정에만 충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 개혁 속도조절론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정 장관은 앞서 예결위에서 “졸속 개혁은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신중론을 제기했지만, 여당 강경파는 “검찰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도 그는 구체적 입장을 피하며 “국회가 입법 주도권을 갖고 있다. 정부는 충실히 이행하겠다”고만 답했다.
야당은 반대로 검찰 해체를 서두르는 여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열심인 것은 내란 몰이와 사법 해체뿐”이라며 “특검 강압수사로 한 공무원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백해룡 경정 수사팀 투입’ 지시는 수사 개입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으나, 정 장관은 “엄정 수사를 촉구한 원론적 당부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이 사라지면서 특검팀 파견 검사들은 “조직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일부 검사들은 내부망에 “특검 수사를 더럽히지 말라”는 격한 글을 올렸다.
정 장관은 이날 공방이 이어진 끝에 “법무부의 사명은 국민이 안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법질서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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