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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의 30년 전 소년범 전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기록을 최초 보도한 디스패치 기자들이 소년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며 사안의 중심이 ‘배우의 과거’에서 ‘언론의 보도 방식과 기록 보호의 원칙’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년사건의 공개가 법이 금지한 영역이라는 지적과 함께, 무분별한 폭로가 개인의 갱생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법조계와 인권단체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 변호사는 7일 자신의 SNS에서 “30년 전 봉인된 판결문을 뜯어내 세상에 전시한 행위는 저널리즘의 외피를 쓴 폭거”라며, 기자 2명이 소년법 제70조가 금지한 ‘소년 사건 조회 및 기록 유출’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는 미성숙한 시기의 과오에 대해 다시 출발할 기회를 주기 위해 소년법을 만들었다”며 “2025년의 대중에게 30년 전 고등학생의 잘못을 다시 공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알 권리’인지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
또 “소년법은 관계기관의 사건 조회를 철저히 막고 있다. 기록의 유출은 한 개인의 사회적 생명을 끊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법이 인정한 것”이라며 “기자가 공무원 또는 내부 관계자를 통해 금지된 정보를 확보했다면 이는 취재가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안을 “유명 배우의 과거 폭로가 아니라 ‘상업적 관음증’이 법치주의를 침식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클릭 수에 대한 욕망이 법이 닫아둔 문을 강제로 여는 행위로 이어진다면 교정 시스템은 존재 이유를 잃는다. 한 번의 실수로 평생 감시받는 사회에서 누가 갱생을 꿈꿀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기자들의 정보 취득 경로를 면밀히 규명해야 한다”며 “이는 특정 연예인을 보호하려는 문제가 아니라, 법 위에 군림하려는 언론 권력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에도 ‘2020년 대한민국은 장발장을 다시 감옥으로 보냈다’는 제목의 칼럼을 올려 조진웅을 적극 두둔했다. 그는 “장발장이 19년의 옥고 끝에 마들렌 시장으로서 빈민을 구제했듯, 조진웅 역시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며 갱생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대중 여론과 미디어는 21세기의 자베르처럼 그를 끝내 추격했고, 과거의 과오를 현재의 성취와 분리하지 않은 채 ‘영원한 죄인’이라는 낙인을 찍어 사회적 사형을 선고했다”고 했다.
실제 기자와 통화한 익명의 법조인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최근 일부 매체에서 제기되는 출연작 관련 대규모 위약금 민사소송 가능성 보도와 관련해 “현재 보도된 사실만으로 조진웅 씨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과거 소년범 전력을 고지할 의무가 계약상 존재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년법의 취지는 평생 낙인이 남지 않도록 ‘다시 시작할 기회’를 보장하는 데 있다”며 “수십 년 전 소년원 기록을 다시 끌어올려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인을 공개적으로 낙인찍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소년법은 소년의 형사처분에 대해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건전한 성장과 재사회화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일반 형사사건과 명확히 구별되는 영역”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지금 필요한 논의는 손해배상 규모가 아니다”라며 “과거의 과오를 영원한 낙인으로 만드는 보도 방식이 정당한지, 그리고 언론이 상업적 관음증을 넘어 공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출연료나 위약금 문제보다 소년사건 기록 보호와 인권, 언론의 역할을 되짚어야 할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행 소년법 제68조(보도 금지) 1항은 “소년법에 따라 조사 또는 심리 중에 있는 보호사건이나 형사사건에 대하여, 성명·연령·직업·용모 등으로 보아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이나 그 밖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신문 편집인, 발행인, 방송인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한편, 5일 디스패치는 조진웅의 30년 전 소년범 전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매체는 당시 소년부 판결문과 제보 내용을 근거로, 그가 고교 시절 성남에서 차량 절도와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으며 보호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성인이 된 뒤 극단 활동 시 폭행 벌금형을 받았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 무렵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던 이력도 함께 전했다. 제보자들은 “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조진웅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한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조진웅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 활동, 독립군 내레이션 참여 등으로 ‘정의로운 이미지’를 구축해왔으며, 제보는 “8·15 행사 이후 쏟아졌다”는 것이 디스패치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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