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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CEO들에게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현장에서 작동시키고, 자산운용업계가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의 핵심 주체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2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과 AI·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자산운용산업의 책임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찬진 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지향하는 투자자보호는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투자자, 금융투자업자, 감독당국의 시선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펀드를 시작으로 상품 설계 시 ‘자체 검증을 내실 있게’ 수행하고, 최종 수요자인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위험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도록 속도감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 최선 이익’ 원칙이 아주 기본이 되는 대원칙임에도 금융당국이 나서서 반복적으로 이를 강조해야만 하는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며 “‘비 새는 집 들보는 결국 썩듯이’ 수익 추구만을 우선하는 사업전략은 국민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운용업계가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의 키 플레이어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저성장과 투자 위축의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사업 지원 등으로 모험자본 생태계 참여자 간 건설적인 협력·분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도 금융시장과 혁신 중소·벤처기업 간 연결 플랫폼을 구축하고, 상품·인가 심사체계와 건전성 규제를 개선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2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공정한 경쟁과 균형발전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단기 성과에 매몰된 상품 ‘쏠림, 베끼기’ 등 과열 경쟁 양상이나 장기상품인 TDF에서 분산투자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일부 사례는 우려스럽다”며 “무분별한 경쟁과 고객 신뢰 훼손은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소비자가 시장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창의적 혁신상품 출시는 적극 지원하되,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나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모펀드 보수체계 합리화와 적격 TDF 인정요건 정비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의 수탁자 책임과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의결권 행사는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며, 필요시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제시를 통해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운용사의 책무”라고 밝혔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찬진 원장은 “자산운용업이 자본시장의 안전판이자 투자자의 동반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돈을 굴려 돈만 버는’ 금융이 아닌 ‘돈을 굴려 가계자산과 경제를 키우는’ 금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 병오년을 투자자보호 원년으로 삼아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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