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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위례성은 서울도 천안도 아닌 산서남부

삼국유사 ‘위례 금직산’ 주석에서 직산은 산서성 남부 운성시 직산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1-20 17:58:04

▲ 성헌식 역사 칼럼니스트(고구리역사저널 편집인)
영락 6년(396, 병신)에 호태왕이 아신왕에게 항복을 받은 백제의 도성은 과연 어디였을까. 비문에는 단지 국성(國城)이라고만 간단하게 새겨져 있다. 그곳은 틀림없이 호태왕이 함락시킨 58성 중 위치가 확인된 곡옥(曲沃)현 남소(南蘇)성에서 많이 멀지 않을 것이다.
 
백제의 초기도읍지는 위례(慰禮)성과 한(漢)성, 후기도읍지는 웅진(熊津)성과 사비(泗沘)성으로 알려져 있다. 백제의 웅진성으로의 천도가 475년 개로왕의 죽음 이후이므로 아신왕 때 도읍은 한성이었을 것이다. 과연 그런지 백제의 초기도읍지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겠다.
 
<삼국사기>에는 기원전 18년 아버지 주몽의 곁을 떠난 비류와 온조는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한산(漢山)의 부아악(負兒嶽)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신하의 건의를 받아들여 위례성을 도읍으로 정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하남의 땅은 북쪽에 한수(漢水)가 흐르고, 동쪽은 높은 산(高岳)으로 둘러있고, 남쪽으로 비옥한 들판(沃澤)을 바라보고, 서쪽은 큰 바다(大海)로 막혀 있으니 실로 얻기 어려운 요새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도읍을 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2년 후인 기원전 6년 온조는 “동쪽에 낙랑이 있고 북쪽 말갈이 자주 침범해 편한 날이 없으니 도읍을 옮겨야겠다. 내가 어제 한수(漢水) 남쪽을 살펴보았는데 토지가 매우 비옥한 곳이 있다”면서 한산(漢山) 아래로 위례성의 민가를 옮겼는데 북쪽은 패하(浿河), 남쪽은 웅천(熊川), 서쪽은 대해(大海), 동쪽은 주양(走壤)인 곳에 도성을 쌓았다고 기록돼 있다.
 
위 두 기록을 놓고 사학계에서는 전자를 위례성으로 후자를 한성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반면에 기원전 18년의 첫 도읍지는 하북 위례성이고, 기원전 6년에 하남 위례성으로 옮겼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고, 하나의 위례성이라는 학설도 있다.
 
두 군데 모두 한수의 남쪽이기는 하나 사방지형이 서로 다르기에 한 위례성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례성은 한산의 부아악에서 바라본 곳이고, 한성은 한산 아래에 있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 두 한산을 다른 산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사방지형이 다르기에 두 도성은 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다.
 
▲ 백제의 초도 위례성에서 한성으로의 천도 지도. [사진=필자 제공]
 
또한 <삼국유사>의 ‘위례 금직산(慰禮今稷山)’이라는 주석을 근거로 옛 지명이 직산이었던 천안시를 위례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2015년에 직산향교 내에 온조왕 사당을 만들어 매년 제사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천안시 부근에는 위례성과 가까워야 할 마수(馬首)산이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만일 주석대로라면 아마도 이 직산은 천안이 아니라 산서성 남부 운성시에 속하는 직산현일 것이다. 후마시(곡옥현)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는 직산현에는 훗날 당태종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마수산(안시성)이 있는데, 그 서쪽 하진현에 설인귀 고향까지 있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사학계에서는 한수는 지금의 한강이며,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을 백제의 초기도읍지인 위례성과 한성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몽촌토성에는 내성과 외성이 있고, 남북 750m, 동서 500m 둘레 2285m 길이의 성 외곽에는 해자와 목책이 있고, 내성에서 움집터와 기와 및 토기 등이 출토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성의 북쪽경계인 패하는 식민사학자 이병도의 학설대로 청천강으로 비정했다. 패수현은 <한서지리지>에서 낙랑군에 속하므로 낙랑을 청천강(패수)과 가까운 대동강 평양 일대로 비정했다. 만일 그렇다면 <삼국사기>에 기록된 백제의 동쪽에 낙랑이 있다는 온조의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잘못된 기록일까 아니면 지명비정이 잘못된 걸까.
 
온조가 말한 낙랑은 한나라 낙랑군으로 왜곡된 고구리의 낙랑국이다. 한수는 산서성 분하이고, 북계 패수(浿水)는 하남성 제원시를 흐르는 격수·추수(湨水·溴水)며 남계 웅천은 황제헌원의 유웅(有熊)이 있던 하남성 신정(新鄭)시가 아닌가 생각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서계는 황하로 보이며, 동계 주양은 자료가 없어 알 길이 없다.
 
 
온조의 한성천도 이후 <고구리사초략>에 2대 다루왕 15년(42, 임인) 9월에 한남의 땅을 고구리 대무신제에게 바치고 남쪽으로 내려갔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누락됐는데 근초고왕 때 도읍을 다시 한산으로 옮겼다는 기록이 있어 누락이 확인됐다.
 
이후 천도가 없었으므로 당시 아신왕의 도성도 한성이었을 것이다. 대략적인 위치는 패수 남쪽에 있는 맹주(孟州)시 일대로 보이는데 확정짓기에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서울 소재 한강변에 있는 몽촌·풍납토성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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