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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이 없던 40대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가 마비된 가운데 이번에는 건강하던 20대 남성에게서 AZ 백신 접종 이후 뇌출혈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국이 AZ 백신 구입 과정에서 국제기관에 위험부담보증금을 납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한 것 아니냐는 정부 책임론이 고조된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은 질병관리청(질병청)이 89억원의 위험부담보증금을 코백스퍼실리티(CF) 측에 납부하고 AZ 백신의 국내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F는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다. 참여방식은 확정구매, 선택구매로 구분된다. 질병청은 도즈 당 0.4달러의 위험부담보증금을 내고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구매 방식으로 참가했다. 확정구매는 선택이 불가하다.
세계 각 국에서 부작용 의심 사례가 속출한 AZ 백신은 국내에서도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이 백신을 접종한 4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사지마비 증상을 겪고 휠체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된 데 이어 20대 남성 공무원도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뇌출혈 증상이 나타났다.
21일 경남 하동군에 따르면 공무원 A씨(28)는 지난달 16일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맞았다. 이튿날 출근이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접종 후 3주가 지난 이달 9일 새벽 관사에서 잠을 자다가 두통과 함께 사지마비 증세를 겪었다.
순천 지역 병원을 거쳐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검사한 결과 A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그는 평소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40대 간호조무사와 마찬가지로 백신 부작용이 의심됐다.
AZ 백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당국이 왜 하필 위험부담보증금을 내면서까지 AZ 백신을 선택했나”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보증금 납부는 사전에 AZ 백신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 되는 만큼 정부가 A씨 등의 치료를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 주도의 백신 도입 목소리도 나온다. 강 의원은 “대통령 직속 코로나 종식 민관합동공동위원회를 설치해서 민간 전문가들이 백신 도입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질병청은 위험부담보증금을 납부한 적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부 배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위험부담보증금이라기 보다는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선금이다. 계약을 위해선 선금을 걸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선금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AZ 백신 도입은 질병청 결정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CF에서 코로나 백신을 선택할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백신도입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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