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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서니 곰리의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Inextricable)’가 9월2일부터 서울 신사동 화이트 큐브 서울과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각각 열린다.
두 갤러리의 공동 기획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화이트 큐브에서는 곰리의 조각품 6점을, 타데우스 로팍에서는 조각품 9점과 드로잉 작품 9점을 선보인다.
곰리는 신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그는 인간의 신체가 자연이나 도시, 건물에 들어가 직접 만지고 느끼며 경험하는 것이 진실이며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곰리는 도시·건물·집 등 인간과 떨어질 수 없는 공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곰리는 29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시에 살고 있는 동물로서의 인간, 그들이 점유하는 환경에 대해, 예술의 위치에 대해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큐브에 전시된 6점의 작품 중 ‘몸틀기Ⅳ’ ‘쉼ⅩⅢ(CotchⅩⅢ)’ ‘움츠림'(Retreat: Slump)’의 3개 작품은 야외에 전시됐다.
‘몸틀기Ⅳ(SwerveⅣ)’는 제목처럼 보행자의 길을 일시적으로 막아 그 앞에선 사람이 몸을 비틀어 지나가도록 했다.
갤러리 입구 경사로 벽 위에 전시된 ‘쉼ⅩⅢ’은 낮은 벽에 조용히 기대앉아 사색에 잠긴 듯한 인체의 모습이고 ‘움츠림’은 높은 건물들 사이 좁은 통로 사이에 움츠친 형상으로 자리한다.
이 외에도 ‘용기 2(Pluck 2)’는 옷 가게에 전시된 마네킹처럼 갤러리 유리 외벽과 내부 벽 사이의 틈에 설치돼 행인도 볼 수 있도록 했다.
타데우스 로팍에 전시된 작품들은 신체가 일상 공간에 어떻게 점유하는지를 탐구한 작업이다.
2층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강철 소재의 신체가 벽을 따라 확장된 형태의 ‘여기(Here)’가 관객을 맞이한다. 8ｍ 높이의 대작이다.
또 다른 작품 ‘지금(Now)’도 신체의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벽과 바닥에 몸을 붙인 신체가 네 방향으로 뻗어나간 듯한 형태의 이 작픔에서 노숙인이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다.
1층 전시실로 내려오면 ‘머묾(Stay)’ 연작과 만날 수 있다. 벽면과 바닥, 벽면과 천장 등 공간에 맞춰 90도로 꺾인 신체에서 관객은 자기가 만든 공간에 순응하고, 구속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간은 전 세계의 정보를 얻지만 이것을 경험이라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인간은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곰리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 원평해변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8개 큐브 구조물을 통해 ‘휴식 중인 인간의 몸’을 형상화할 예정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일생일대의 작업’이라고 표현하며 “인간은 도시의 즐거움을 향유하면서 파도가 치고 아득한 수평선이 이어지는 장면들을 좀 더 많이 목도하고 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화이트 큐브에서 10월18일까지, 타데우스 로팍에서는 11월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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