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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정조준하면서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검의 칼끝은 권 의원을 넘어 추경호 전 원내대표까지 거론되며 국민의힘 해체론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현금이 든 쇼핑백을 두 차례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31일 권 의원은 거듭 혐의를 부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방문과 인사는 사실이지만 금품을 받은 일은 없다”며 “정치인으로서 예의를 갖춘 것일 뿐, 부정한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언론과 특검·민주당은 제가 대선 기간 중 통일교를 방문한 사실을 침소봉대하며 요란을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한 총재에게 큰절을 한 사실에 대해 권 의원은 “정치인은 선거에서 단 1표라도 얻기 위해 불법이 아닌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성당에 가면 미사에 참여하고, 절에 가면 불공을 드리며, 교회에 가면 찬송을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종교 시설에 방문하면 그 예를 따르는 것은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특정 종교의 신자가 아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존중한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분을 찾아뵙고 경청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과 특검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권 의원은 “특검은 증거 대신 낙인 효과를 통해 여론을 선동하고, 민주당은 이를 확산시키며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민주당이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을 제 체포동의안 표결로 덮으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회를 정치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자신이 오래 전부터 불체포 특권 포기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2018년 문재인 정권의 탄압 시절에도 불체포 특권을 포기했고, 2023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체포 국면에서도 특권 포기를 촉구했으며, 2024년 총선 때는 서약서로 약속했다”며 “특권 포기는 저의 일관된 소신이다. 우원식 의장께 정중히 요청드린다. 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정략적으로 악용하지 말고 민주당과의 정치적 일정 거래에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권 의원이 ‘통일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 없다’더니 이제는 ‘큰절은 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특검은 통일교 게이트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엄 해체 방해, 추경호 향하는 특검 칼끝
정청래 “국힘, 열 번 백 번 해산 사유 충분”
내란·외환 특검(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수사 초점은 권 의원을 넘어 추 전 원내대표로 향하고 있다. 특검은 2022년 12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계엄 해제 표결이 좌절된 배경에 추 전 원내대표가 있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그는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옮기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지연·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국민의힘 전체가 정당 존폐 논란에 휘말린 형국이다.
특검은 21일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하면서 제출한 영장에 추 전 원내대표를 명시적으로 ‘피의자’로 기재했다. 영장에는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불러모으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시간을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등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 참고인 신분이 아닌, 공식적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음을 의미한다. 특검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 전 원내대표를 직접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해체론까지 꺼내들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취임 직후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라면,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 피의자가 될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 연루 정당이 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해산 사유는 내란 예비음모·선동 혐의였다. 국민의힘은 그보다 10배, 100배 무겁다. 열 번, 백 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국회의 의결로 가능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며 “국민의힘이 내란 연루 정당으로 확인된다면 국민의 분노 앞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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