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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개항시대부터 1900년대 초기의 어법에 관한 글을 많이 읽고 있다. 서양인 선교사들의 역할에 새삼 감탄하고 있다. 그들은 띄어쓰기를 시도하고 세로쓰기 하던 것을 가로쓰기로 하여 한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표준어가 없어서 당시 그들이 배운 대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평북 사람에게서 배운 이는 평북 방언으로, 경상도 사람에게서 배운 이는 경상도 방언으로 성경을 번역했다.
그런 연유로 한국어의 초기 모습을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방언과 어원을 고찰하기에는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말할 때와 쓸 때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야! 너 일루 와 봐”라고 하면서 쓸 때는 “야! 너 이리 와 봐”라고 쓴다. 물건을 나눠줄 때도 많은 사람이 ‘노나 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초기 한국어에 많이 보인다.
1882년 존 로스 목사가 번역한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를 보면 ‘나누다’를 전부 ‘노누다’로 표현했다. 예를 들면 “제비하여 그 옷을 노누니”와 같이 썼다. 그리고 아밤(아버지)·오맘(어머니)·싀오맘(시어머니)·메니리(며느리) 등과 같이 방언으로 표기하고 있어 평북 지방의 어휘를 알 수 있다. 십자틀(십자가)·남우(나무) 등과 같은 독특한 표기도 있다. 언어는 이와 같이 항상 변하는 것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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