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가짜 참기름으로 음식 만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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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생활경제부장·부국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2 00:02:40

“가짜 참기름으로 음식 만들 사람.”

22대 총선을 이틀 앞두고 만난 외식업계 한 원로가 경기도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당선인을 두고 한 말이다.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는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의 주관으로 대구 수성 새마을금고에서 편법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양문석 당시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자영업자를 빙자한 작업 대출에 대해 전국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업자주담대는 자영업자들의 사업운영 자금·시설 자금을 위해 금융기관이 내놓은 대출 방식으로, 양 후보는 이를 악용했다”고 지적하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영업자 대표들이 동석해 양문석 당선인을 비판했다. 코로나19 피해자영업총연합 민상헌 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1금융권은 꿈도 꾸지 못하고 사채에까지 손대는 마당에 양 후보는 온갖 편법과 특혜를 누리고 있으면서 어떻게 국민의 대표를 하겠다는 말인가”고 반문하며 “양문석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하루속히 후보 자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문석 당선인은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31억2000만 원에 매수했다. 그는 8개월 후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당시 대학생이던 본인 장녀 명의로 사업자대출 11억 원을 받아 기존 아파트 매입 당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고 나머지는 지인들에게 중도금을 내면서 빌린 대출금을 변제했다.

양문석 당선인의 딸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 원 중 약 6억 원을 대부업체에 상환하고 나머지 5억1000만 원은 모친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 당선인 딸이 2021년 7월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제품거래 명세표도 대부분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홈택스 조회 결과 사업자등록번호가 확인되지 않았고 대출 이전에 폐업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앞선 5일 안산시상록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양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안산상록경찰서에 고발했다. 양 후보는 선관위 재산 신고 과정에서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2020년 당시 매입 가격(31억2000만 원)보다 9억6400만 원 낮은 공시가격(21억5천600만 원)으로 신고했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선거 후보자가 소유 부동산을 신고할 때 공시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중 높은 금액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원로는 양 당선인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닮은꼴이라고 강조했다. “위조한 서류로 자식 앞세워 대출받는 사람이나 표창장 위조해서 자식 좋은 학교 보내는 사람이나 도긴개긴”이라며 “그 사람들이 음식 장사를 했다면 가짜 참기름과 가짜 고춧가루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고도 남을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가짜 참기름은 참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에서 화학유기용매를 이용해 여분의 기름 성분을 추출해 제조한다. 가짜 참기름 제조업자들은 화학유기용매를 사용하면서 대량을 사용할 경우 단번에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알기에 그 양을 최소화해 가며 가짜 참기름을 생산한다. 그렇기에 우리 인체는 장시간을 두고 서서히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

가짜 참기름을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외식업자들의 심리는 너무나 간단하다. 적은 비용을 들여 음식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이 만든 음식을 먹은 소비자가

‘숏텀하드킬(short term hard kill)’이 아닌 ‘롱텀소프트킬(long term soft kill)’이 되기 때문에 당장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소비자의 건강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가짜 참기름 운운했던 원로는 21대 국회를 두고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자식들 등골에 빨대 꽂으며 포퓰리즘을 남발해대던 국회”라고 정의한다. 집권 5년 동안 400조 원의 국가채무를 늘려 놓은 문재인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세금 퍼주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각종 세금 퍼주기는 결국 우리 후세가 갚아야 하는 빚이 되기 마련이다.

해방둥이인 그 원로와 동시대의 고통을 나누던 세대는 오늘날 그들의 자식들이 끼니를 굶거나 헐벗지 않게 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날아가 목숨을 내놓고 총알받이 노릇을 하고 독일로 날아가 컴컴한 탄광 막장에서 노동력을 팔아 가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운 사람들이다.

양문석과 조국은 10일 총선에서 나란히 당선돼 5월30일이면 금배지를 달게 된다. 비단 그 두 사람뿐 아니라 진보 이념을 가진 정치인 190여 명이 금배지를 달게 된다. 원로의 비유처럼 가짜 참기름으로 만든 음식에 5000만 국민이 중독될 수도 있는 상황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펼쳐지게 됐다. 롱텀소프트킬의 피해는 우리 후세에게 전이될 수밖에 없다. 후세가 우리가 남긴 빚을 이고 지고 그러다가 등골까지 휘어 버리는 그림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만 하다.

김흥수 생활경제부장·부국장대우 khso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