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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 공급 구조를 바꾸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개편 예고와 함께 공공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시공·분양을 맡는 ‘민간 참여 공공분양’(이하 민참 사업)이 역대급 규모로 추진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LH에 따르면 2025년 현재 민참 사업으로 공고된 물량은 총 32개 블록, 2만7364가구에 달한다. 사업비만 8조3000억 원 규모에 이르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민참 사업은 L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시공과 분양을 맡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민참 사업은 공공과 민간 모두에 매력적인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돼 초기 자금 부담이 줄고, 공공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어 수분양자 입장에서도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올해 LH가 추진한 민참 사업은 2~3개 블록을 패키지로 구성해 대형화했다. 이에 따라 중견·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치열해졌다.
금호건설은 올해 총 3건의 민참 사업에서 약 1조6000억 원 규모를 수주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부건설, 한신공영 등 중견 건설사도 컨소시엄을 통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DL이앤씨나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도 광명, 평택 등 주요 사업지에 뛰어들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불황에 단비처럼 느껴지는 사업”이라며 “특히 민간 분양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LH의 토지 매각 위주의 사업 모델을 비판하며 공공분양 확대 및 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향후 LH가 직접 추진하는 공공분양과 민참 사업의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 김윤덕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시설을 활용한 신규 공급 대책을 강조하며 “실입주 물량 중심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한계점도 뚜렷하다. 건설사가 분양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현재는 건설사가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분양 성과에 따라 기성금 회수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다.
기성금이란 공사 진행률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시공사가 지급받는 중간 정산금으로 일반적으로 분양 수익을 바탕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민참 사업에서는 분양이 저조하면 이 기성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자금 회수가 막히고 유동성이 악화되는 구조적 위험이 존재한다.
이는 신용도가 낮은 중견 건설사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LH가 자금 조달 주체로 나서는 방식이나 분양 실패 시 리스크 분산 구조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민간참여 공공분양 사업은 공공주택 공급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모델이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의 안정성을 결합한 새로운 분양 체계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려면 정책 실행력과 제도적 지원,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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