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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심각한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증가하면서 원자재 가격 폭등, 환율 인상에 고금리로 기업이 이윤 창출과 고용 증대는커녕 생존 자체를 걱정할 정도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강화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까지 경제 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배임죄가 남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며 과도한 경제 형벌로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내에 경제 형벌 합리화 태스크 포스(TF)도 곧바로 가동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기업 경영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더 강화된 상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강행하고 있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가 유럽상공회의소에 이어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재계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재계의 입장을 고려해 ‘노란봉투법’의 법 시행 유예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기존 법안보다 완화하는 등의 중재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진보 진영의 반발을 감안해 원안 고수 입장을 유지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거나(노조법 2조), 폭력·파괴 등 직접 손해를 제외하고 쟁의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 등(3조)이 핵심 내용이다.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종사 노동자의 단결권도 보장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안고 있는 ‘법적 한계’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 문제의 대다수가 폭력적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선 내용을 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니 ‘불법 파업 면허 발급법’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입법에 따른 피해는 협력 업체와 중소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형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자체 검토보고서를 통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관련해 대주주 견제 등 경영 합리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회사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당은 강행 처리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기업 의사결정의 투명성 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가로막아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대다수 기업이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행동주의펀드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 경영 개입, 단기 이익 추구 등이 빈번해질 전망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힘써 국내외 투자를 증대시켜야 한다. 노동·조세·규제 분야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 노동 유연성(97위)과 채용·해고 유연성(102위)이 해외에 비해 경직돼 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효과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미국발(發) 관세 여파로 제조업 경쟁력의 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따라서 친(親)노조 위주의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명분이 없다. 산업 평화의 걸림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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