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 이종섭 도피 정조준… 尹 수사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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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지시 여부 핵심…특검, 공모 혐의 적용해 강제 수사 착수
출국금지 해제 배경 ‘이의신청’ 절차 법무부…공수처 반대 무시 논란
외교관 여권까지 발급… 정권 핵심 인사 ‘피의자 도피’ 혐의 연루 의혹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5 12:36:53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과 관련해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해외 출국을 지시했거나 이를 묵인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당시 법무부·외교부·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심우정 전 검찰총장·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 법무부 관계자들과 함께,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장호진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관여한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을 강제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들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에 대해 ‘범인도피’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들이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수사 중인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외교관 여권을 발급해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정민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외교부 및 법무부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그간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종섭 전 장관은 지난해 3월4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의해 호주 대사로 전격 임명됐다. 이 전 장관은 이미 그보다 약 3개월 전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순직해병 사건’ 수사 대상자로 출국 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을 근거로, 임명 발표 사흘 뒤인 3월 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박성재 전 장관 측은 “호주 대사 임명은 박 전 장관 취임 이전에 이미 진행됐고, 출국금지 해제는 이의신청에 따른 적법한 절차였다”며 “윤 전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법무부에 출국금지 연장 필요성을 명확히 전달했고, 법무부가 이를 묵살한 채 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출국 조치의 정당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한편,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과 관련해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과 이재유 전 출입국정책본부장 등 인사검증 및 출국금지 심의 실무자들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출국 직후 11일 만에 귀국했지만, 3월29일 주호주대사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특검은 외교부 인사기획관과 전임 호주대사를 최근 소환조사하는 등 이 전 장관 임명 절차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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