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꼭두가 있다면 뉴기니에는 코르와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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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대학교박물관서
각국의 민속 유물 공개하는 ‘낯선 유물, 낯익은 삶’展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7 12:04:16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산하 서울대학교박물관은 서울대 종합화 50주년을 맞아 기획특별전 ‘낯선 유물, 낯익은 삶’ 전을 개최한다.

새롭게 단장한 인류민속실에서 23일부터 12월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만주·몽골, 뉴기니, 그린란드, 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의 민속 유물과 더불어 한국 전래 민속품을 엄선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인도네시아 파푸아 뉴기니 지역의 조상 숭배와 관련된 나무 조각상인 코르와르(Korwar) 상이 공개된다.

코르와르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한 거처를 일컫는 말로 뉴기니 원주민은 사람과 죽은 조상 사이의 소통을 돕고 조상으로부터 축복을 받기 위해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꼭두(목우)가 있다면 뉴기니에는 코르와르가 있는 셈이다.

코르와르 조각상들은 굵고 각진 선과 섬세하고 유기적인 곡선으로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조각상은 몸에 비해 거대한 머리가 특징인데 이는 영혼의 힘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 손에 든 뱀 무늬 방패는 재생과 보호를 의미한다. 코르와르 상은 바다를 삶의 터전이자 연결의 공간으로 삼은 이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코르와르 조각상은 14일 막을 내린 국립중앙박물관의 ‘마나모아나(Mana Moana): 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 특별전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박물관 관계자는 “낯설어 보이는 해외 유물 속에서 우리와 닮은 점을 발견하고, 익숙한 한국 유물 속에서는 또 다른 낯섦을 느낄 수 있다. 과거와 현재, 낯섦과 익숙함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삶과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학교박물관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대학교 박물관으로 1946년 서울대학교 개교일에 맞춰 서울 혜화동에서 서울대학교부속박물관으로 개관됐다.

박물관의 운영 근거를 마련한 이는 다산 박영철 선생으로 1940년 경성제국대학에 기증한 고서화 100여 점과 보존비가 기반이 됐다. 현재 박물관 소장품은 완형 기준으로 약 7000여 점이며 발굴 유물은 수만 점에 이른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후 도서관 건물 6층에 자리 잡았다가 1993년 현재의 건물로 이전해 재개관됐다.

전통미술부·고고역사부·인류민속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미술부는 서울대학교미술관으로 이전해 운영 중이다.

매년 2차례 서울대학교박물관 교양강좌를 운영한다. 주제에 따라 각 분야의 교수를 초청하여 강연을 진행하는데 퀄리티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수강료는 무료.

임요희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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