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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고(故) 이수현 씨 묘지를 참배하며 양국 우호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수현 씨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 마련된 이수현 씨 묘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한 뒤, 이수현 씨의 모친 신윤찬 LSH 아시아 장학회 명예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신 회장은 “앞으로 젊은 세대에는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깝게 지내는 이웃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시바 총리 역시 “양국이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 장학회를 운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신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수교 60주년에 일본 총리가 직접 아들의 묘를 찾은 것은 양국 관계에 있어 뜻깊은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양국이 더욱 우호적인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수현 씨는 일본 유학 중이던 2001년 1월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의 희생은 일본 사회에 큰 울림을 주며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매년 1월 26일 신오쿠보역에서는 추도식이 열리고, 역 내부에는 그의 헌신을 기리는 동판이 설치돼 있다. 일본에서는 이수현 씨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가케하시(가교)도 제작·상영됐다.
그의 부모는 일본 각계 기부금으로 LSH 아시아 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1천여 명의 아시아 유학생을 지원했다. 신 회장은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에서 정사(正使)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의 이번 참배는 퇴임을 앞둔 마지막 외교 행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저녁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저출산·고령화, 지방 활성화, 재난 대응 등 공통 과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미일 3국 안보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는 내달 1일 귀국하며, 사실상 퇴임 전 마지막 정상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참배와 회담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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