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EDCF 차관사업, “975억 아직 회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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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맨, 내전으로 협의 불능 상태
가나·스리랑카, 채무조정 합의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2 09:51:00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세 나라의 연체 원리금 합계는 974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조승래 의원실

공적개발원조(ODA) 중 유상원조에 해당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사업에서 예멘·가나·스리랑카 등 3개국의 총 27개 사업이 원리금 975억 원을 제때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세 나라의 연체 원리금 합계는 974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스리랑카가 625억7000만 원(원금 521억3000만 원, 이자 104억4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예멘 201억9000만 원(원금 169억4000만 원, 이자 32억5000만 원), 가나 147억1000만 원(원금 101억3000만 원, 이자 45억8000만 원) 순이었다. 특히 스리랑카의 경우 경제위기 이후 부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도로·상수도 등 사회기반시설 사업의 상환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수출입은행은 EDCF 원리금이 연체될 경우 보통 ‘파리클럽 채권자협의회’를 통해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지만 예멘은 내전이 수년째 이어지며 정부 기능이 마비돼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나와 스리랑카는 윤석열 정부 시기 채권국 협의회를 통해 채무 재조정에 합의해 상환을 유예받았다.

특히 가나는 채무 불이행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6월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간 중 기본협정(Framework Arrangement)을 체결하며 차관 한도를 기존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서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로 2배 확대했다.

조승래 의원은 “EDCF 사업에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수출입은행이 원리금 미상환 사태와 사업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무리한 차관 한도 확대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사업 추진으로 기금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DCF는 1987년 설립 이후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확충, 교육·보건 등 사회경제 개발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국가의 내전, 부패, 외채 급증 등으로 상환 불이행이 늘면서 대외경제협력기금의 회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로부터 EDCF의 운용·관리를 위탁받아 지원 요청 사업에 대한 심사, 차관공여계약 체결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조승래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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