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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법인 연락사무소 절반 이상이 국내 현행법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현황명세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락사무소가 실질적인 고정사업장임에도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탈세 꼼수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 이를 악용하는 외국법인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은 12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기반으로 법인세법에 따라 2022년부터 외국법인 연락사무소의 현황명세서 제출이 의무화됐으나 최근 3년간 현황명세서 제출 대상 외국법인 연락사무소 3304곳 중 1867곳(56.5%)이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황명세서는 법인세법에 따라 연락사무소가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작성하는 서류다. 모회사와의 국내 거래관계, 지점, 계약대리점 여부 등을 포함해 매년 2월 1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이 서류를 내지 않은 비율은 전체의 56.5%에 이른다. 현황명세서 제출은 연도별로는 2022년 40.7%, 2023년 45.2%, 2024년 44.5%로 3년간 모두 절반을 밑돌았다.
특히 중국과 미국 소재 외국법인의 서류 미제출 비율이 높았다. 중국법인은 70.8%, 미국법인은 66.6%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미제출 사례는 미국 537건, 중국 296건으로 두 국가만으로 전체 위반 사례의 44.7%를 차지했다.
국세청은 일부 외국법인이 연락사무소라는 명목으로 고정사업장을 피하며 실질적으로는 국내에서 모회사의 영업·판매활동 또는 용역제공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법인세 신고를 누락한 불법 영리활동 사례도 적발된 바 있다.
현행 법률상 연락사무소가 실질적 사업활동을 할 경우 고정사업장으로 간주돼 법인세 부과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황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현황명세서를 미제출할 경우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재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박민규 의원은 “외국법인들이 국내법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있는데, 국세청은 ‘과세정보’ 라는 이유로 이들 기업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하면서 “과태료 부과만으로 부족하다. 불법 영리활동을 하며 고의적으로 현황명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하는 경우 명단공개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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