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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전격 교체한다. 후임에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소속의 한국계 외교관 케빈 김 부차관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가 또다시 자리를 잇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북정책 및 한미관계 조율 방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약 9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오는 26일께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후임으로 내정된 케빈 김 부차관보는 정식 대사 인준 절차 없이 바로 부임 가능한 ‘대사대리 자격’으로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차관보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8~2020년)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실에서 근무하며 스티브 비건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북미정상회담 준비 등 대북 외교 전략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다. 이후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승진해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정책을 총괄하며 미국의 대외 전략 조율을 담당해왔다.
특히 김 부차관보는 마이클 디솜브리 전 주태국대사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된 뒤 상원 인준이 지연되자, 수개월간 차관보직을 대행하며 ‘사실상 동아태 실무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그가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동아시아 외교 전반을 꿰뚫는 ‘실무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바이든 인사 교체론’이 거론된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1월11일 부임했으며, 바이든 행정부 인사 출신이라는 점이 이번 교체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대사관 핵심 인사를 트럼프 라인으로 정비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언론에 전했다.
다른 관측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외교라인을 재정비하려는 실무적 판단으로 본다. 김 부차관보는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의 협의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당시 대북정책·통상·안보 의제를 조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현안에 정통한 인사를 투입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체는 또 한동안 ‘대사대리 체제’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주한미국대사직은 상원의 인준 절차가 필요한 자리로,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국은 주한대사를 1년 6개월간 공석으로 두었다가 2018년 7월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사령관을 임명했다. 미국 내에서는 현재까지도 한국, 독일,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주요 8개국에 정식 대사가 임명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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