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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관련 업계가 해외 파생상품 투자자 보호에 전격 나선다. 그동안 국내 고위험 파생상품에만 적용되던 ‘사전교육·모의거래’ 제도가 해외 상품까지 확대 시행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12월 15일부터 해외 파생상품 사전교육과 모의 거래를 의무화 한다”고 17일 밝혔다. 해외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에서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수년째 반복되자, 레버리지 구조를 활용한 거래에 앞서 최소한의 교육과 가상투자를 거치도록 해 투자자가 상품구조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뒤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일반 투자자가 해외 선물·옵션을 처음 거래하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의 사전교육과 3시간 이상의 모의 거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교육·모의 거래 시간은 투자자의 연령과 투자 경험, 투자 성향 등에 따라 금융투자회사가 자율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투자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의 경우 사전교육 10시간, 모의 거래 7시간 등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령층·미경험자를 중심으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충분히 확인한 뒤 실거래를 허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해서도 사전교육 의무가 새로 도입된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해외 레버리지 ETP를 처음 거래할 때에는 1시간의 교육 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다만 거래 구조가 일반 주식과 동일하고 원금초과 손실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선물·옵션과 달리 모의 거래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지는 않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이 제도 시행 이전부터 관련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17일부터 해외 파생상품 사전교육 동영상 과정을 미리 개설한다. 투자자는 온라인 학습시스템을 통해 이러닝 방식으로 교육을 수강할 수 있으며, 제도 시행 이후에는 정식 이수증이 발급돼 실제 거래 자격과 연동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투자자들도 자신의 이해 수준과 위험 감내 능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교육을 활용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해외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크고 상품 구조도 복잡하다. 여기에 증거금만 납부하고 실제 투자 규모를 키우는 레버리지 투자가 결합되면 투자 방향이 예상과 달라질 경우 짧은 시간 내에 큰 손실을 낼 수 있다. 해외 파생상품의 위험도가 높은 이유는 경우에 따라 투자원금을 넘어서는 손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해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꾸준히 발생해 왔다. 2020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개인 투자자의 해외 선물·옵션 손익을 집계한 결과, 연평균 약 4580억 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5667억 원, 2021년 -4151억 원, 2022년 -4574억 원, 2023년 -4458억 원, 2024년 -3600억 원, 2025년 상반기 -2512억 원 등으로 규모는 다소 줄고 있지만 여전히 큰 폭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품 구조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고수익 문구에 이끌려 투자하는 베팅성 거래를 경계하며 투자 판단과 손익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회사에는 몇 배 수익·단기간 고수익만 부각하는 과장 광고와 수수료 수익 위주의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하고 사전교육·모의 거래 절차를 번거로운 규제로 인식하게 하는 공격적인 영업은 제도 도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로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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